지난해의 연간 이혼건수가 11만 5천 300건이다. 98년 이래 매년 10만 건 이상의 이혼이 발생되고 있다.

결혼 후 많은 신혼부부들이 혹시 있을지 모를 이혼에 대비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이혼대비책으로 가장 흔하게 이용되는 방법 중의 하나가 출산 보류이다. 그런 만큼 역으로 생각해 보면 결혼 후 배우자가 계속 임신을 피하면 혹시라도 이혼에 대비하는 게 아닐까 의문을 갖게 할 수 있다.

결혼 후 한 동안 배우자가 자녀 가질 생각을 하지 않을 경우 남성은 혹시라도 신부가 ‘이혼에 대비하는 것이 아닐까’ 의문을 갖게 되고 여성은 남편이 ‘양육 부담을 느껴서’ 자녀를 원치 않는 게 아닐까 라고 추측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KBS2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2' 방송 캡처
KBS2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2' 방송 캡처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가 결혼정보업체 온리-유와 공동으로 14일 ∼ 20일 사이 전국의 결혼희망 미혼 남녀 572명(남녀 각 286명)을 대상으로 전자메일과 인터넷을 통해 ‘결혼 후 한 동안 배우자가 자녀를 안 가지려고 하면 어떤 생각이 들까요?’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이다.

이 질문에 대해 남성 응답자의 31.5%가 ‘혹시 이혼에 대비?’로 답했고, 여성 역시 똑같은 31.5%가 ‘양육 부담 느끼나?’로 답해 각각 가장 높은 비중을 자치한 것.

이어 남성은 ‘신혼 즐기려고?’(22.4%)와 ‘회사생활 때문에?’(19.9%), 그리고 ‘양육 부담 느끼나?’(12.9%) 등의 순으로 답했고, 여성은 ‘혹시 이혼에 대비?’(25.9%)가 두 번째로 많았고, ‘신혼 즐기려고?’(23.1%)와 “‘무자녀상팔자’주의?”(10.5%) 등의 대답이 뒤따랐다.

손동규 비에나래 대표는 “우리 사회에 이혼이 증가하면서 결혼을 한 후에도 혹시 있을지 모를 이혼에 대비하여 자녀출산이나 혼인신고 등을 차일피일 미루는 사례가 많다”라며 “특히 상대적으로 이혼에 민감한 여성 측이 계속 임신을 피할 경우 남편으로서는 아내의 속내를 궁금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결혼 후 자녀를 가지면 이혼을 막는데 도움이 될까요?’에서는 남녀 똑같이 ‘이혼을 다시 한번 생각해볼 것 같다’(남 50.7%, 여 43.7%)를 첫손에 꼽았다.

그 뒤로는 남성의 경우 ‘자녀가 있어도 필요하면 이혼할 것 같다’(25.5%) - ‘웬만하면 이혼 안 할 것 같다’(17.8%) - ‘전혀 영향 없다’(6.0%) 등의 순이고, 여성은 ‘전혀 영향 없다’(28.7%) - ‘자녀 있어도 필요하면 이혼할 것 같다’(16.1%) - ‘웬만하면 이혼 안 할 것 같다’(11.5%) 등의 순이다.

상기 조사결과를 종합해 보면 남성의 68.5%와 여성의 55.2%가 이혼을 다시 한번 생각해볼 것 같다거나 웬만하면 이혼 안 할 것 같다고 답해 결혼 후 자녀를 가지면 이혼에 크든 적든 억지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재미있는 점은 자녀를 가지면 이혼에 억지효과가 있을 것으로 답한 비중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13.3%포인트 낮다는 사실이다.

이경 온리-유 커플매니저 실장은 “이혼 부부들을 분석해 보면 아내가 먼저 이혼을 제기하는 사례가 많다”라며 “주로 남편 측이 이혼의 원인을 제공하고 아내들이 피해자 입장에 서기 때문에 불가피할 경우 여성들은 이혼을 감행하겠다는 의식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설문결과를 풀이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