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풍경] 논두렁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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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학교 가는 길은 논두렁이다. 듬성듬성한 벼가 물을 많이 먹고 자라도록 흙으로 둘러막은 좁다란 길.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올 때도 같은 길을 걷는다. 하얀 윗도리와 까만 치마·바지를 입고 가방을 둘러멘 소년 소녀들. 필리핀 마닐라 남쪽 마린두케섬에 있는 목폭마을 학생들은 매일 2㎞가 넘는 논두렁을 걸어 통학한다.
집에 가는 길에 논두렁을 내려다보며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는 학생들. 지난 19일 논물에 비친 소년 소녀들의 모습은 마치 종이 위에 물감으로 그린 것을 두 겹으로 접어낸 데칼코마니 작품 같다. 물을 흠뻑 머금고 곧추서 있는 벼는 아이들과 함께 무럭무럭 자란다. 필리핀 말로 벼는 바디(badi)다. 우리말과 어원이 같다고 한다. 필리핀 학생들의 등·하굣길이 어릴 적 논에서 뛰놀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최명수 문화스포츠부장 may@hankyung.com
집에 가는 길에 논두렁을 내려다보며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는 학생들. 지난 19일 논물에 비친 소년 소녀들의 모습은 마치 종이 위에 물감으로 그린 것을 두 겹으로 접어낸 데칼코마니 작품 같다. 물을 흠뻑 머금고 곧추서 있는 벼는 아이들과 함께 무럭무럭 자란다. 필리핀 말로 벼는 바디(badi)다. 우리말과 어원이 같다고 한다. 필리핀 학생들의 등·하굣길이 어릴 적 논에서 뛰놀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최명수 문화스포츠부장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