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연합회가 금융위원회의 감사를 통해 '숨겨진 신(神)의 직장'인 것으로 드러났다.

은행연합회는 직원 자녀에 대해 의대 및 특수목적고에 상관 없이 학자금을 전액 지원하고, 공직선거 입후보라는 개인적 사유에 대해서도 유급 휴직을 줬다.

24일 금융위가 공개한 '전국은행연합회 종합감사 결과'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의대 및 치대에 다니는 대학생 직원 자녀와 특목고를 다니는 자녀에게도 한도 없이 학자금을 전액 지원했다.

2013년 특목고를 다니는 직원 자녀에게 지급된 학자금은 1인당 평균 446만원이었다. 이는 일반고 자녀의 161만원보다 2.7배 많았다.

직원이 공직선거에 입후보하면 재직 기간 중 2차례에 걸쳐 3개월 이내 유급휴직을 줬다. 휴직 중 급여는 평소의 25%를 지급했다.

임원이 해외 출장을 갈 때에는 배우자를 동반할 수 있도록 하고, 배우자에게도 실비 일체를 지급했다. 임직원의 해외 출장시 지급되는 비용을 기본체재비 일당체재비 해외교섭비 등의 명목으로 중복 지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출장계획서나 출장보고서에 대한 규정은 없었다.

수당과 상여금도 일반 회사보다 높았다. 2011년부터 3년간 지급된 시간외 수당은 일반적인 기준보다 약 2억원 더 많았다. 상여금으로는 연간 통상임금의 600%를 지급하는 것 외에 특별상여금으로 통상임금의 100~150%를 더 지급했다.

또 쾌적한 사무실 환경 조성을 이유로 지난해에만 예술품을 사들이는 데 4180만원을 썼다.

금융위는 총 24개 문제점 중 예술품 구매에 대해서는 기관주의를, 나머지 24개 분야에 대해서는 2개월 내 개선 및 시정 조치를 통보했다.

은행연합회는 회원사들의 분담금 등으로 운영되며 147명의 임직원이 일하고 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