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作 DNA 살리고 현대적 감성 입힌 '모던 클래식'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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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911 타르가
올해 세 번째 모델 선보여
알루미늄 커버 씌운 '타르가 바'
C필러 자리엔 커다란 유리창
전천후 스포츠카
승차감 좋아 출퇴근 거뜬
주말엔 서킷에서 레이싱
가속·코너링 느낌도 굿~
올해 세 번째 모델 선보여
알루미늄 커버 씌운 '타르가 바'
C필러 자리엔 커다란 유리창
전천후 스포츠카
승차감 좋아 출퇴근 거뜬
주말엔 서킷에서 레이싱
가속·코너링 느낌도 굿~
포르쉐 911은 1963년 처음 등장했다. 901이라는 이름의 프로토타입이 세상에 소개됐다. 모델명의 가운데에 ‘0’을 넣던 프랑스 푸조가 이의를 제기하자 911로 이름을 바꿔달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901보다 911이 더 멋지다. 푸조에 감사할 일이다.
911에는 다양한 가지치기 모델들이 있다. 이 중 오픈 에어링을 즐기기 위한 컨버터블도 있다. 컨버터블이 갖고 있는 위험 요소 중 하나는 전복사고 시 탑승객이 큰 부상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창업자인 페르디난트 포르쉐 박사의 아들인 페리 포르쉐는 그의 아들인 알렉산더 포르쉐와 한스 페터 등과 함께 오픈카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차량을 고안해낸다. 지붕이 열리되 탑승객을 보호해주는 B필러(차 지붕과 문짝을 이어주는 가운데 기둥)를 박아 넣는 세미 카브리올레 형태가 바로 그것이다. 911 타르가가 모습을 드러낸 순간이다.
타르가는 1965년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됐다. 판매는 1967년부터 이뤄졌다. 타르가라는 이름은 언뜻 보기엔 인도 지역의 단어 같지만, 포르쉐가 참가하던 레이싱 경기 ‘타르가 플로리오(Targa Florio)’에서 유래된 말이다. 1906년부터 1977년까지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에서 열린 레이스다. 포르쉐는 이 대회에서 총 11번 우승했다. 가장 많은 우승 기록이다. 타르가는 이탈리아어로 ‘판(Plate)’을 의미하는 단어다. 초기 타르가는 지붕을 수동으로 탈부착했는데, 이 모습과 아주 잘 어울린다.
타르가는 변신에 변신을 거듭했다. 초기 타르가는 소프트톱 지붕(직물로 된 지붕)과 B필러, 뒷유리로 구성됐다. 이 모양은 964(3세대 911)가 나올 때까지 유지됐다. 1996년 타르가의 두 번째 모델이 나왔다. 탈부착이 아닌 슬라이드 방식으로 여는 글라스 루프가 탑재됐다. 이는 997(6세대 911, 2005~2011년)까지 쓰였다.
올해 디트로이트모터쇼에는 세 번째 타르가가 나왔다. 형태는 초기 타르가와 비슷하다. 전통과 역사를 오늘날의 시각으로 재해석해냈다. 이는 완전히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 이상의 노력을 요구한다. 전문가들은 “백지에 새로 그림을 그리는 것보다, 명작의 정수를 온전히 담아내면서 현대 감성을 버무리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한다. 포르쉐는 이 작업을 훌륭하게 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체적인 실루엣도 멋지다. 모던 클래식이라는 말이 아주 잘 들어맞는다. 시동을 걸어봤다. 포르쉐의 이그니션키는 역시나 왼쪽에 있다. 레이싱 유전자를 담뿍 느낄 수 있다. 포르쉐는 데일리카를 지향한다. 매일 출근은 물론 여행도 다니고, 서킷에 가서 레이싱도 즐기는 전천후 스포츠카라는 것이다. 여기엔 내구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차를 오래 타도 불편하지 않아야 한다. 포르쉐가 자신 있게 데일리카를 표방하는 이유는 이런 조건을 모두 충족하기 때문이다. 911 타르가도 승차감이 좋다. 매일 타기에 부족함이 없다. 하나 마음에 걸리는 건 바로 연비. 복합연비는 7.9㎞/L, 도심 실제 주행연비가 5㎞/L 수준이었다.
911 타르가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타르가4와 타르가4S. 타르가4에는 배기량 3.4L짜리 박서엔진(수평대향엔진)이 장착돼 있다. 최고출력은 350마력,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진 4.8초가 걸린다. 이보다 힘이 센 타르가4S는 3.8L박서엔진이 들어가 있다. 최고출력 400마력, 정지상태에서 100㎞까지 4.4초, 최고속도는 296㎞/h에 달한다
타르가4S를 타봤다. 폭발적인 가속감, 쥐도 새도 모르는 변속감까지, 역시 911이었다. 4륜구동답게 코너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보여줬다. 도로에 착 달라붙는 느낌은 포르쉐의 공통 분모였고, 다소 스티어링휠을 과격하게 돌려도 충분히 명령을 소화해내는 멋진 잠재력을 갖고 있었다. 여기엔 ‘포르쉐 트랙션 매니지먼트(PTM)’ 시스템도 한몫했다. 지능적으로 전·후방에 구동력을 배분해 다양한 노면이나 기상 조건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다이내믹한 주행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타르가의 또 다른 매력은 독특한 지붕 구조다. 덕분에 지붕을 열고 닫을 때 주위 시선을 집중시킨다. 조작은 쉽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된다. 열고 닫는 시간도 각 19초면 된다. 이번 포르쉐 911 타르가는 오래전 전통에서 정수를 뽑아내고 이를 기반으로 ‘오늘’을 반영했다. 앞으로 20~30년 후에도 ‘여전히 멋지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자동차는 그리 흔치 않을 것이다. 911 타르가는 그 흔치 않은 차량 목록에 이미 이름을 올려놨다. 모던 클래식이란 그런 것이다.
가격은 기본 판매가 기준으로 타르가4가 1억4080만원, 4S는 1억5850만원이다. 물론 이건 기본 가격이다. 실제로 이 차를 사려고 한다면 한두 가지 옵션이 추가되면서 보다 많은 금액을 지출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 금액이 ‘그리 과하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911에는 다양한 가지치기 모델들이 있다. 이 중 오픈 에어링을 즐기기 위한 컨버터블도 있다. 컨버터블이 갖고 있는 위험 요소 중 하나는 전복사고 시 탑승객이 큰 부상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창업자인 페르디난트 포르쉐 박사의 아들인 페리 포르쉐는 그의 아들인 알렉산더 포르쉐와 한스 페터 등과 함께 오픈카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차량을 고안해낸다. 지붕이 열리되 탑승객을 보호해주는 B필러(차 지붕과 문짝을 이어주는 가운데 기둥)를 박아 넣는 세미 카브리올레 형태가 바로 그것이다. 911 타르가가 모습을 드러낸 순간이다.
타르가는 1965년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됐다. 판매는 1967년부터 이뤄졌다. 타르가라는 이름은 언뜻 보기엔 인도 지역의 단어 같지만, 포르쉐가 참가하던 레이싱 경기 ‘타르가 플로리오(Targa Florio)’에서 유래된 말이다. 1906년부터 1977년까지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에서 열린 레이스다. 포르쉐는 이 대회에서 총 11번 우승했다. 가장 많은 우승 기록이다. 타르가는 이탈리아어로 ‘판(Plate)’을 의미하는 단어다. 초기 타르가는 지붕을 수동으로 탈부착했는데, 이 모습과 아주 잘 어울린다.
타르가는 변신에 변신을 거듭했다. 초기 타르가는 소프트톱 지붕(직물로 된 지붕)과 B필러, 뒷유리로 구성됐다. 이 모양은 964(3세대 911)가 나올 때까지 유지됐다. 1996년 타르가의 두 번째 모델이 나왔다. 탈부착이 아닌 슬라이드 방식으로 여는 글라스 루프가 탑재됐다. 이는 997(6세대 911, 2005~2011년)까지 쓰였다.
올해 디트로이트모터쇼에는 세 번째 타르가가 나왔다. 형태는 초기 타르가와 비슷하다. 전통과 역사를 오늘날의 시각으로 재해석해냈다. 이는 완전히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 이상의 노력을 요구한다. 전문가들은 “백지에 새로 그림을 그리는 것보다, 명작의 정수를 온전히 담아내면서 현대 감성을 버무리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한다. 포르쉐는 이 작업을 훌륭하게 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체적인 실루엣도 멋지다. 모던 클래식이라는 말이 아주 잘 들어맞는다. 시동을 걸어봤다. 포르쉐의 이그니션키는 역시나 왼쪽에 있다. 레이싱 유전자를 담뿍 느낄 수 있다. 포르쉐는 데일리카를 지향한다. 매일 출근은 물론 여행도 다니고, 서킷에 가서 레이싱도 즐기는 전천후 스포츠카라는 것이다. 여기엔 내구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차를 오래 타도 불편하지 않아야 한다. 포르쉐가 자신 있게 데일리카를 표방하는 이유는 이런 조건을 모두 충족하기 때문이다. 911 타르가도 승차감이 좋다. 매일 타기에 부족함이 없다. 하나 마음에 걸리는 건 바로 연비. 복합연비는 7.9㎞/L, 도심 실제 주행연비가 5㎞/L 수준이었다.
911 타르가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타르가4와 타르가4S. 타르가4에는 배기량 3.4L짜리 박서엔진(수평대향엔진)이 장착돼 있다. 최고출력은 350마력,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진 4.8초가 걸린다. 이보다 힘이 센 타르가4S는 3.8L박서엔진이 들어가 있다. 최고출력 400마력, 정지상태에서 100㎞까지 4.4초, 최고속도는 296㎞/h에 달한다
타르가4S를 타봤다. 폭발적인 가속감, 쥐도 새도 모르는 변속감까지, 역시 911이었다. 4륜구동답게 코너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보여줬다. 도로에 착 달라붙는 느낌은 포르쉐의 공통 분모였고, 다소 스티어링휠을 과격하게 돌려도 충분히 명령을 소화해내는 멋진 잠재력을 갖고 있었다. 여기엔 ‘포르쉐 트랙션 매니지먼트(PTM)’ 시스템도 한몫했다. 지능적으로 전·후방에 구동력을 배분해 다양한 노면이나 기상 조건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다이내믹한 주행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타르가의 또 다른 매력은 독특한 지붕 구조다. 덕분에 지붕을 열고 닫을 때 주위 시선을 집중시킨다. 조작은 쉽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된다. 열고 닫는 시간도 각 19초면 된다. 이번 포르쉐 911 타르가는 오래전 전통에서 정수를 뽑아내고 이를 기반으로 ‘오늘’을 반영했다. 앞으로 20~30년 후에도 ‘여전히 멋지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자동차는 그리 흔치 않을 것이다. 911 타르가는 그 흔치 않은 차량 목록에 이미 이름을 올려놨다. 모던 클래식이란 그런 것이다.
가격은 기본 판매가 기준으로 타르가4가 1억4080만원, 4S는 1억5850만원이다. 물론 이건 기본 가격이다. 실제로 이 차를 사려고 한다면 한두 가지 옵션이 추가되면서 보다 많은 금액을 지출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 금액이 ‘그리 과하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