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새로 임용한 경력검사의 40% 가량은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출신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엔 유력 정치인 아들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 안팎에선 투명한 선발 과정 및 공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5일 한국경제신문이 하반기 신규 임용 경력검사 13명(신규 임용 형태로 재임용한 검사 1명 제외)의 출신 및 경력 사항을 전수조사한 결과 사법시험 출신과 로스쿨 출신이 각각 8명과 5명이었다. 법무부는 이날 고검 검사급 전보 사항 등 검사 82명에 대한 인사를 발표하면서 14명의 경력검사를 신규 임용했다. 로스쿨별로는 서울대가 2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강대·이화여대·영남대가 각각 1명이었다.

출신 학부별로는 서울대가 다수를 차지해 ‘학벌 쏠림’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학부 출신은 13명 중 5명이었고, 이어 한양대가 각각 2명으로 뒤를 이었다. 고려대·서강대·성균관대·인하대·전남대 출신은 각각 1명이었다. 로펌별로는 법무법인 세종 출신이 2명이었고, 김앤장법률사무소와 화우, 바른 출신이 각각 1명이었다.

수사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실무 경험을 쌓은 전문 인재들을 채용했다는 게 법무부 설명이다. 공인회계사 출신 변호사를 비롯해 감사원·금융감독원·재판연구원·국선변호인·정부법무공단 근무 경력자 등이 포함됐으며, 대형 증권사와 보건복지부 출신 변호사도 있었다. 검찰 관계자는 “예비합격자들을 대상으로 일선 검찰청 간부급 검사들이 집중적인 심층 면접을 벌여 인성과 국가관 등을 평가하는 방식도 처음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경력검사 명단에는 한나라당 대표를 지낸 안상수 창원시장의 아들인 안세준 세종 변호사도 수원지검 검사로 이름을 올렸다.

김한규 서울지방변호사회 부회장은 “인성검사 등은 정성평가일 수 있어 객관적인 기준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며 “국민들이 의구심을 갖지 않도록 투명한 정보 공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이승한)는 서울지방변호사회 등이 “로스쿨 출신 검사 임용자의 출신 학부와 로스쿨 명을 공개하라”며 법무부를 상대로 낸 정보공개 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검사 선발 절차에서 학벌주의가 공고해졌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정보 공개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정소람/배석준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