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30주년 공연 갖는 약사 가수 주현미 씨 "30년지기 이선희와 한 무대 설레요"
“30년이란 숫자가 특별하지는 않아요. 지금까지 노래해왔고, 지금도 노래하고 있고, 앞으로도 노래할 거란 생각에 덤덤합니다.”

가수 주현미(사진)는 26일 서울 여의도동 63컨벤션센터에서 데뷔 30주년 기념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주씨는 “신인 때 이미자 선배님 30주년 기념 공연 게스트로 출연했는데 제가 어느덧 그 자리에 와 있다”며 “30년이나 노래했다는 게 실감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화교 3세 출신인 주씨는 1981년 중앙대 약학과 재학 시절 스무 살의 나이로 MBC ‘강변가요제’에 출전해 장려상을 받았다. 대학 졸업 후 약사로 일하다 1984년 본격적으로 가수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듬해 정규 1집 수록곡 ‘비 내리는 영동교’가 큰 성공을 거두며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신사동 그 사람’ ‘짝사랑’ ‘잠깐만’ 등 히트곡을 남겼다. 2000년대 들어서도 힙합 뮤지션 조PD, 걸그룹 ‘소녀시대’의 멤버 서현과 협업한 곡을 내놓는 등 끊임없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언젠가부터 전통가요를 고집하는 것에 회의와 한계를 느꼈다”며 “좋은 음악을 만드는 후배들과 더 적극적으로 교류하고 소통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선보인 30주년 기념 음반에서도 이런 의지를 엿볼 수 있다. 타이틀곡 ‘최고의 사랑’과 ‘빗속에서’, ‘쓸쓸한 계절’, ‘가을과 겨울 사이’ 등 8곡이 담겼다. 국내 대표적 작곡가인 윤일상을 비롯해 정엽과 에코브릿지가 한 팀을 이룬 허니듀오, 정재형, 돈 스파이크 등 젊은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했다. “데뷔 30주년 기념 앨범이어서 후배들과의 소통을 적극적으로 시도해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음반을 제작한 에스에이뮤직 관계자는 “트로트가 아닌 대중가요적 요소가 짙은 새로운 곡들로 구성된 앨범”이라며 “주현미의 청아하고 맑은 목소리와 특유의 고급스러운 창법을 최대한 살려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다음달 13~14일에는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특별 공연 ‘더 주현미 쇼’를 선보인다. 록밴드 ‘국카스텐’의 보컬 하현우와 주씨의 30년지기 음악친구인 이선희가 특별 출연한다. 그는 “이선희와는 데뷔 연도가 같아 함께 데뷔 30주년을 맞았다”며 “서로 공연 때 게스트로 출연하는 ‘품앗이’를 하자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수원, 성남, 대구 등 전국 10여개 지역에서 차례로 공연을 펼친다. 주씨는 “이번 공연은 30년 동안 꾸준한 사랑을 주신 팬들에게 보답하는 자리”라며 “기대하셔도 좋다”고 말했다. 13일(오후 3시, 7시), 14일(오후 5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8만8000~15만4000원. 문의 1544-1813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