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미지 한 장 보겠습니다. 그림은 쥐의 뇌에다 간질을 발생시키는 약물을 넣고 발작을 일으킬 때 나타나는 뇌의 신경신호를 포착한 모습인데요.
/KAIST가 개발한 금나노탐침
/KAIST가 개발한 금나노탐침
오른쪽 위의 ‘금 나노선 [나노탐침]’이 이라고 적힌 것은 주파수 사이클이 매우 정밀하게 나타납니다. 이와 달리 그 아래 ‘텅스텐 [마이크로탐침]’은 평범한 편입니다. 두 개 그림의 정밀도 차이는 1000배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한국과학기술원 KAIST는 화학과 김봉수 교수 연구팀 [제1저자 강미정 박사]이 세계에서 가장 가는 단결정 금 나노선을 이용해 만든 나노탐침으로 쥐의 신경신호를 측정하는데 성공했다고 8월 27일 밝혔습니다.

연구팀이 이번에 새로 고안한 금나노탐침은 굵기가 100nm [나노미터, 1nm=10억분의 1m]로 불과해 1mm이하의 정밀한 간격으로 뇌신경 신호를 측정할 수 있는 게 특징입니다. 때문에 위 그림에서 비교 대상으로 나타난 기존의 텅스텐 마이크로탐침보다 측정 감도가 1000배 넘는다는 분석입니다.

이는 텅스텐 마이크로탐침의 경우 뇌에 넣을 때 조직의 손상이 커 검출신호가 약한 반면 이번에 개발된 금나노탐침은 손상을 최소화해 신경 신호가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입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현재 의과학계에서 최첨단의 영역으로 부상한 뇌 연구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뇌에서 발생하는 전기적 신경신호를 정확하게 수집·분석하는 것이 꼽힙니다. 신경탐침은 조직손상을 최소화하고 우수한 전기적 감도를 가져야한다는 전제조건이 따릅니다.

김봉수 교수 연구팀은 이를 위해 탐침 재료인 금에 열을 가해 증기상태로 만든 뒤 온도가 낮은 기판으로 운반하고 기판에서의 응결에 의해 단결정 금 나노구조가 생성되는 원리를 이용해 금 나노선을 개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새로 개발한 금 나노선은 결함 없는 단결정 구조라 전기전도성이 높으면서도 강하고 유연한 특성을 보였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이 나노탐침을 간질 유발 약물을 투여한 쥐의 뇌에 삽입해 신경신호를 측정한 결과, 간질을 일으키는 뇌의 특정 영역을 정확하게 찾아냈다고 강조했습니다.

아래 그림처럼 ‘낯선 쥐의 침입에 따른 행동실험’을 한 결과에서 정확성을 확인했다고 김 교수연구팀은 지적했습니다. 그래프를 보면 신경신호의 변화가 금 나노탐침에서만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쥐행동실험 비교
/쥐행동실험 비교
김봉수 교수는 “뇌 신경 세포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단일 신경세포로부터의 신호를 높은 감도로 포착할 수 있다”며 “정밀한 뇌신경 3차원 지도 작성에 유용할 뿐 아니라 치매, 파킨슨병 등의 전기치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연구결과는 나노분야 국제학술지 ‘ACS 나노’ 12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습니다.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