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갈비골목을 들어서면 마포갈비의 테이블이 보인다. 이 옆으로 늘봄갈비, 수원갈비 등이 있고 갈비집들이 풍기는 갈비냄새로 골목길을 가득 메운다. 사진은 마포갈비 테이블 모습이다. 위 지도는 성수동 갈비골목 주요 상권 위치도. /스카이데일리 제공
성수동 갈비골목을 들어서면 마포갈비의 테이블이 보인다. 이 옆으로 늘봄갈비, 수원갈비 등이 있고 갈비집들이 풍기는 갈비냄새로 골목길을 가득 메운다. 사진은 마포갈비 테이블 모습이다. 위 지도는 성수동 갈비골목 주요 상권 위치도. /스카이데일리 제공
지하철 2호선 뚝섬역 8번 출구를 나와 약 200m 정도 직진하면 뚝섬역 사거리가 나온다. 길을 건너 ‘GS성수만세 주유소’를 향해 약 200m 정도 직진하면 ‘피자헛’이 보이는데, 그 뒤가 바로 ‘성수동 갈비골목’이다.

8월 초 저녁 무렵, 직장인들과 서울 숲 산책을 나온 인근 주민들이 갈비골목에 모여들었다. 갈비골목에 들어서면 허름한 갈비집 10여개가 늘어서 있고 가게에서 갈비를 먹는 손님과 가게 앞에서 줄을 선 손님들로 가게와 골목이 북적였다. 갈비골목은 갈비집 말고도 횟집·떡집·빵집·카페·중국집 등이 있었다.

성수동 갈비골목의 특징은 싸고 질 좋은 돼지갈비를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가게마다 차이는 조금씩 있지만 돼지갈비의 가격은 600g 당 9000원에서 1만2000원 사이이다.

가게들의 반찬 종류는 조금씩 다르고 집집마다 찌개의 맛도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돼지 갈비의 맛을 좌우하는 양념이 가게마다 달라 다른 갈비맛을 자랑하고 있다.

성수동 갈비골목의 주요 고객층은 누구라고 할 것도 없이 전 연령대가 주요 고객이다. 20대 젊은 커플부터 60세가 넘은 할아버지들의 동창모임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이곳을 찾았다. 또 직장인, 학생 손님들도 있고 아이들과 함께 가족 단위로 온 손님들도 많았다.

맛있고 양 많은 돼지갈비 덕에 맛집으로 소문난 곳 많아

갈비골목의 시작지점에는 ‘마포갈비’가 위치해 금방 눈에 들어왔다. 이곳은 마장동에서 바로 도축한 생돼지갈비로 팔며 고기의 질로 승부한다고 가게 관계자는 설명했다. 1층에 테이블이 있고 2층에는 단체석 자리가 준비돼 있어 단체모임을 많이 받았다.

마포갈비 관계자는 “주변에 서울숲을 찾은 연인·가족들이 있어 서울숲에 갔다가 이곳으로 내려오는 사람들이 많다”며 “인터넷이나 입소문을 통해 알고 찾아오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또 “주말·평일에 상관없이 저녁시간은 항상 붐비고, 평일에는 직장인이 많이 온다”고 전했다.

마포갈비를 시작으로 그 옆으로 10여개 갈비집들이 서로 마주보거나 나란히 붙어있었다. 마포갈비 옆에 위치한 ‘늘봄갈비’는 이 골목에서 장사한지 10년이 됐다. 손님들은 이곳이 돼지갈비 맛뿐만 아니라 공기밥과 함께 나오는 된장찌개도 맛있다고 한다.

늘봄갈비 대표는 “여기에 있는 갈비집들 대부분 10년~20년 동안 갈비집을 운영했고 대부분 장사가 잘 된다”며 “새로운 점포가 들어오기에 힘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늘봄갈비에 따르면 월 매출은 지난해만 해도 평균 3000만원 정도였는데 올해는 지난해 보다 더 장사가 잘 돼 월 4000만원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었다. 대표는 “보통 가족단위나 회식하러 온 직장인 손님이 가장 많고, 하루 평균 200~300명 손님이 찾아온다”고 전했다.

갈비골목에서 유난히 가게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은 곳이 있었다. 바로 성수동 갈비골목에서 15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대성갈비’다. 주인이 바뀌어 이어져오는 다른 가게들과는 달리 대성갈비는 한 사람이 15년 동안 한 자리에서 계속 운영해왔다.

대성갈비는 성수동 갈비골목에서 맛집으로 소문난 집 가운데 한 곳이다. 돼지갈비의 양념과 밑반찬과 찌개가 손님들에게 인기였다. 게장과 다양한 쌈야채 그리고 신김치와 돼지고기를 썰어 넣은 김치찌개가 손님을 끄는데 한 몫하고 있었다.

이곳을 찾은 성수동의 직장인 A씨는 “이곳에서 돼지고기 2인분을 시키면 4인분 같은 2인분이 나온다”며 “맛있는데다가 양까지 많아 수년 째 단골로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대성갈비 직원은 “평일·주말 관계없이 손님이 많아 저녁 6시 반에서 7시 반까지 기본적으로 줄을 서서 기다린다”며 “손님들은 번호표를 받아 기다리고 평일에도 예약손님이 많은데 모임·단체손님도 자주 찾는다”고 전했다.

권리금 포기하며 갈비집 주인들의 비법 전수로 지켜온 ‘갈비골목’

갈비골목의 갈비집들은 보통 10~20년간 이곳에서 장사해왔다. 갈비집이 아닌 다른 가게의 주인들은 갈비집들의 성실성을 추켜세웠다. 갈비집들과 마주한 ‘2002 횟집’은 이곳에서 장사한지 20년이 됐다고 했다.

2002 횟집 대표는 “오랜 시간 장사를 했지만 아직도 배울게 많다고 느끼는데 갈비골목의 갈비집 주인들도 역시 배우는 자세로 장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갈비집들이 돈보다도 맛을 유지하고자 하는 노력이 있었기에 갈비 골목을 지킬 수 있었던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가게 대표는 “근방에 있는 ‘수원갈비’집은 30년이 넘어 이 근방에서 가장 오래됐다”며 “듣기로는 전 주인이 가게를 넘길 당시 갈비집의 명성을 계속 유지시키기 위해 비법·주방 집기 등을 그대로 전수하고자 노력했다”고 전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한 번 들어온 갈비집들은 거의 나가지 않는다고 한다. A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이곳은 나가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점포가 나온 게 별로 없다”며 “최근 나온 것 중 8평짜리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70만원이고, 권리금은 2000만원이다”고 말했다.

다른 B 부동산 직원은 “10평 기준 보증금 1500만~2000만원정도이며 월세는 100만~170만원, 권리금 3000만~8000만원까지 한다”며 “성수동 갈비골목은 봄·여름·가을은 대체적으로 장사가 잘 되고 겨울에는 조금 한산한 편이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