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낸드플래시에 이어 D램에도 칩을 여러 겹으로 쌓아 올리는 3차원 생산 시대를 열었다. D램에서도 칩을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성능을 높여 미세공정의 한계를 뛰어넘는 기술을 확보한 것이다.

삼성전자, 3차원 D램 세계 첫 양산
삼성전자는 27일 세계 최초로 3차원 실리콘관통전극(TSV) 적층 기술을 적용한 64기가바이트(GB) 차세대 DDR4 서버용 D램 모듈(사진)을 양산한다고 발표했다.

TSV는 D램 칩을 일반 종이 두께의 절반보다 얇게 깎은 뒤 수백 개의 미세 구멍을 뚫어 상단 칩과 하단 칩의 구멍을 전극으로 연결하는 기술이다. 금으로 된 전극선을 이용해 D램 칩을 연결하는 기존 방식에 비해 동작 속도는 두 배 빠르면서 소비전력은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2010년 세계 최초로 TSV 기반 D램 모듈을 개발하고 해외 서버 고객과 기술협력을 추진한 데 이어 올해는 TSV 전용라인을 구축하고 양산체제에 돌입한 것.

이 제품은 20나노급 4기가비트(Gb) D램 칩 144개로 구성된 대용량 제품이다. 3차원 TSV 기술로 4Gb D램을 4단으로 쌓아 만든 4단 칩 36개를 탑재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TSV 기술 덕분에 현재까지 D램에서 속도 지연 문제로 최대 4단까지밖에 쌓지 못했던 기술 한계를 넘어 더 많은 칩을 쌓을 수 있게 됐다”며 “향후 64기가바이트 이상 대용량 제품을 양산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서버용 D램 시장이 DDR3 D램에서 DDR4 D램으로 전환되는 추세에 맞춰 3차원 TSV 기술을 적용한 64기가바이트 이상 고용량 DDR4 모듈도 출시해 프리미엄 메모리 시장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에 앞서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낸드플래시를 24층으로 쌓아 올려 성능을 높인 3차원 V낸드플래시 양산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 도시바 등은 V낸드 양산 기술을 개발 중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