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은 올해 1월 국내 1위, 아시아 5위, 세계 40위 금융그룹으로 발돋움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하고 하나·외환은행의 인도네시아 법인을 통합하는 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월12일 열린 비전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오른쪽)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하나금융 제공
하나금융그룹은 올해 1월 국내 1위, 아시아 5위, 세계 40위 금융그룹으로 발돋움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하고 하나·외환은행의 인도네시아 법인을 통합하는 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월12일 열린 비전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오른쪽)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하나금융 제공
하나금융, 하나·외환銀 조기통합 '시동'…"10년 뒤 세계 40위 금융그룹 진입"
하나금융그룹은 2025년까지 글로벌 비중을 40%로 늘리고 이익 기준으로 국내 1위에 올라서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지난 1월 이 같은 커다란 비전을 선포한 이후 하나금융은 인도네시아·중국 등 해외사업에서 하나·외환은행의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또 국내에서도 하나·외환은행의 통합을 통해 리딩뱅크로의 성장을 반드시 이루겠다는 각오다.

○국내 1위·아시아 5위·세계 40위 ‘비전’

하나금융, 하나·외환銀 조기통합 '시동'…"10년 뒤 세계 40위 금융그룹 진입"
하나금융은 올해 초 ‘신뢰받고 앞서가는 글로벌 금융그룹’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발표하고 이를 위해 2025년까지 이익 기준 국내 1위 은행 도약, 글로벌 비중 40% 달성, 비은행 비중 30% 달성, 브랜드 신뢰도 제고 등을 통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금융그룹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이 같은 목표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하나금융은 2012년 말 1조9580억원이었던 이익이 2025년에는 3배 증가한 약 6조원으로 올라서게 된다. 이 경우 국내 1위, 아시아 5위, 세계 40위의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다.

또 글로벌 부문 이익은 2012년 말 기준 2370억원(그룹 내 비중 15.7%)에서 2025년에는 9배 증가한 약 2조원으로 그룹 내에서 약 40%를 차지하게 된다. 하나금융은 현재도 국내 금융그룹 중 최대 규모의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만족하지 않고 글로벌 부문 확대를 위해 중국 및 인도네시아의 현지화 성공사례를 다른 지역으로 확산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하나금융, 하나·외환銀 조기통합 '시동'…"10년 뒤 세계 40위 금융그룹 진입"
비은행 부문은 2012년 말 기준 1720억원(그룹 내 비중 11.4%)에서 2025년에는 9배 증가한 약 1조5000억원으로 키우는 게 목표다. 그룹 내 이익 비중은 약 30%를 차지하게 된다.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과 시너지를 기반으로 진정한 종합금융그룹으로 발돋움한다는 목표다. 하나금융은 비은행 부문의 확대를 위해 자산관리능력 강화와 차세대 보장성 상품 등 신상품 개발로 고객이 기꺼이 수수료를 내는 회사로 키울 계획이다. 또 외환카드 분사 및 하나SK카드와의 통합으로 카드사업을 육성한다.

○비전 달성 위한 키워드는 ‘통합’

이 같은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키워드는 ‘통합’이다. 그리고 이 통합을 현실화하고 시너지를 눈앞에서 확인한 사례가 바로 인도네시아다. 2007년 현지은행을 인수한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은 현지인 대상의 소매금융 영업에 강점을 갖고 있었다. 외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은 기업 중심의 금융 서비스에 집중해 왔다. 잘 들어맞는 퍼즐이지만 모을 수가 없어서 항상 엇박자가 났다. 그러나 하나금융은 포기하지 않고 두 은행의 통합을 추진해왔고 노력 끝에 올해 3월 ‘PT Bank KEB Hana’라는 통합법인이 출범했다.

통합효과는 곧바로 나왔다. 통합 후 인도네시아 법인 총자산은 12.9%, 대출금은 19.9%, 예수금은 9.5% 증가했다. 하나금융은 올 연말까지 대출이 55%, 예수금이 44%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순이익은 42.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은 하나은행의 현지인 대상 소매금융 영업 능력과 외환은행의 기업금융 노하우를 융합해 진정한 ‘현지 은행’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통합 법인 직원 중 현지인 비율이 98%에 이른다. 현지인과 현지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영업 비중도 꾸준히 늘고 있다. 하나금융은 이를 바탕으로 10년 내 총자산 기준 인도네시아 20위권 은행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나금융은 인도네시아 법인 통합의 여세를 몰아 올해 안에 중국 법인도 통합할 계획이다. 통합법인 명칭은 아시아권의 대표 한국계 은행이라는 의미의 ‘한아은행(韓亞銀行)’이다. 2025년까지 중국 내 외국계 은행 중 5위를 차지한다는 목표다.

○하나·외환銀 통합으로 ‘리딩뱅크’ 도약

가장 큰 숙제는 국내에 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이다. 현재 외환은행 노동조합을 설득하는 과정이 진행 중이다. 두 은행이 통합하게 되면 양과 질에서 국내 최대 규모 은행으로 거듭날 수 있다. 일단 점포 수가 975개로 확대되고 총여신 규모는 200조원대로 증가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다. 활동 고객 수도 550만명으로 다른 은행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 수준으로 늘게 된다.

비용절감과 수익증대 효과도 크다. 비용절감 측면에서는 △전산 통합 관리를 통한 중복투자 방지 799억원 △신용카드 부문의 프로세스 일원화에 따른 비용절감 674억원 △외화부문의 조달 비용 감소 607억원 △통합구매를 통한 비용절감 612억원 등 연간 총 2692억원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 수익증대 효과는 △하나은행의 프라이빗뱅킹(PB)업무, 외환은행의 외국환 경쟁력 등 상호 강점 공유를 통한 시너지 225억원 △효율성 및 영업력 증대를 통해 증가하는 신용카드 수익 204억원 등 연간 429억원이다. 연간 3121억원의 시너지 효과가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예정된 통합 논의 시기보다 통합을 2년 앞당기면 1조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통합은 국내 최고의 리딩뱅크로 도약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라며 “조기통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조직 구성원과 먼저 나눠 직원이 행복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은행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