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우 '뉴욕핫도그&커피' 대표 "축구에서 배운 도전정신, 사업에 잘 써먹고 있죠"
“축구든 사업이든 성실함과 팀워크가 밑바탕이 돼야 한다는 것은 공통점이죠. 하지만 축구는 자기 혼자 아무리 열정적으로 한다고 해도 지도자의 리더십에 따라 경기를 망칠 수 있지만 사업은 그렇지 않아요. 철저히 준비하고 땀 흘린 만큼 보상을 해준다는 점에서 축구보다 훨씬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강신우 (주)스티븐스 대표(55·사진)는 사업의 묘미를 설명하면서 보상의 원리를 강조했다. 2006년 이 회사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그의 마음속에 축구는 휴화산으로 남았다. 지난 8년간은 축구선수 시절 못지않은 땀을 외식사업에 바친 시간이었다. 주력 브랜드인 ‘뉴욕핫도그&커피’는 전국에 360개 점포를 낼 만큼 부쩍 성장했다. 핫도그와 어울리지 않는 것으로 치부되던 커피 맛을 핫도그와 찰떡궁합을 이루도록 조율했다. 소시지와 최상의 조합을 이루는 빵을 개발하는 데도 3년이 걸렸다.

‘뉴욕핫도그&커피’는 미국에도 상표가 출원돼 있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 뉴욕에서는 JFK공항과 푸르덴셜센터에 ‘코어(Kore)’라는 브랜드로 점포를 내고 케이터링 사업도 벌이고 있다. 2011년에는 경복궁역 인근에 전통음식인 ‘황후삼계탕’ 직영점을 냈다. 강 대표는 “건너편의 ‘토속삼계탕’이 대중 음식이라면 ‘황후삼계탕’은 반상 하나에 3만8000원 하는 궁중 스타일의 고급 음식”이라며 “중국 관광객인 유커에게 널리 알려지면서 중국에서 합작 제의도 들어왔지만 아직 때가 아니라 정중히 거절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운동선수 출신은 사업으로 성공하기 힘들다는 속설을 여지없이 깨뜨리고 있다. 그에게 사업에 뛰어들게 된 배경을 물어봤다. “축구 인생이란 선수든 감독이든 단명하게 마련입니다. 실적에 따라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바람에 삶의 안정을 찾기 힘든 직업이죠. 평생 꾸준히 추구할 수 있는 안정적인 일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결국 사업의 세계로 뛰어든 겁니다.”

그가 어느 날 갑자기 사업가로 나선 것은 아니다. 일본 프로축구 선수로 뛰다가 귀국해 이듬해부터 시작한 12년간의 샐러리맨 생활은 그에게 사업 마인드의 기반을 닦아준 시기였다. 이 시절 강 대표는 기계를 파는 영업맨, 의류 제조업, 이벤트 기획업무 등 다양한 경험을 했다. 그는 “샐러리맨 생활 말미에 깨달은 게 바로 ‘인생의 후반부에 할 만한 것은 생명력이 긴 사업’이라는 사실이었고, 그게 바로 브랜드 사업이었다”고 말했다. 그에게는 샐러리맨으로 일하면서 터득한 생존력 못지않게 사업가의 DNA가 잠재돼 있었다. 출판사업으로 일관한 아버지의 삶을 어려서부터 지켜본 것이다. 여기에 축구선수 시절 배운 도전과 승부욕, 끊임없는 관찰이 잠재된 비즈니스 DNA를 꿈틀거리게 한 원동력이라고 그는 믿고 있다.

강 대표는 서울체고와 서울대 체육학과를 졸업, 서울대 출신으로는 처음 국가대표 축구선수로 발탁돼 유명세를 탔다. 일본 프로축구에서 활약하다 귀국해 30세이던 1989년 선수생활을 접었다. 이후 대학 축구팀 감독으로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방송사 축구 해설위원,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 등으로 축구와의 끈을 이어가다가 2006년 돌연 외식 사업가로 변신, 주위를 놀라게 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