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窓] 수출株 반등에 기대 건 외국인들
외국인들은 최근 한국 주식에 대해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월 이후 현재까지 외국인의 누적 순매수 규모가 11조원을 넘어섰다. 또 지난달과 이달에만 6조원 정도의 주식을 사들였다. 이를 볼 때 매수 강도가 여전히 강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판단된다.

그런데 외국인이 주로 사들이는 업종이 국내 투자자, 특히 기관투자가들과 매우 다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달을 기준으로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업종은 정보기술(IT) 하드웨어, 유틸리티, 철강, 은행, 증권, 유통, 에너지, 자동차, 화학 등이다. 유틸리티를 제외하면 경기에 민감한 업종을 주로 매수했다. 이에 반해 매도한 업종은 호텔, 화장품, 조선, 음식료, 소프트웨어 등이다. 조선 이외엔 안정적인 업종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최근 가장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던 화장품, 의류, 보험, 음식료 등 내수 소비재 업종에 대해서만 순매수를 이어왔다.

이 같은 차이를 볼 때 외국인 투자자들은 수출 제조업의 반등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원화 강세, 경쟁국가 일본의 엔화 약세, 최대 수출국인 중국 경기의 부진, 우크라이나 문제 이후 유럽 경기의 약세 반전 등 수출 환경에 불리한 요소들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서도 한국의 수출은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외국인들은 경기민감 업종이 바닥을 지났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지금까지 주도주였던 내수 소비재 기업 가운데 일부 종목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높아지는 것을 고려하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런 전략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