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 주식거래 시장인 K-OTC시장에서 삼성SDS 주가가 급등하면서 주요 주주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내 주식 부자 순위에서 사실상 6위로 약진했다.

장외 가격 기준이어서 아직 공식적인 순위는 아니지만, 삼성SDS가 조만간 상장되는 이후 이 부회장의 재산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하나의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3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K-OTC시장에서 삼성SDS 주가는 지난 29일 현재 28만1천500원(가중평균 기준)으로 개장 첫날 기준가보다 492.01% 치솟았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이 보유한 삼성SDS 지분 11.25%(87만4천312주)의 가치는 약 2조4천503억원으로 집계됐다.

재벌닷컴이 집계하는 상장사 주식부자 순위에서 29일 현재 이 부회장은 보유 주식 가치 1조371억원으로 18위에 올라 있다.

그러나 여기에 삼성SDS 지분 가치를 더하면 이 부회장의 주식 가치는 3조4천874억원이 돼 그의 순위는 5위 최태원 SK그룹 회장(3조5천21억원)에 이은 6위로 훌쩍 뛰어오른다.

이 부회장은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 지분 25.1%도 보유하고 있어서 제일모직 상장시 그의 주식 가치는 한층 불어난다.

삼성SDS는 올해 안에, 제일모직은 늦어도 내년 1분기 안에 상장할 예정이어서 조만간 이 부회장의 '진짜 재력'이 시장에서 확인되고 그룹 승계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이 각자 3.9%씩 보유한 삼성SDS 지분의 가치도 각각 8천498억원으로 부풀었다.

그외 삼성전자(보유 지분 22.58%), 삼성물산(17.08%), 삼성전기(7.88%)의 삼성SDS 지분 가치도 4조9천184억원, 3조7천202억원, 1조7천170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다만 삼성SDS 주가가 상장 이후에도 현재 수준을 유지할지는 불확실해 당장 공모가가 어떤 수준에서 결정될지 주목된다.

김준섭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상장 시 공모가는 현금흐름 등 기업 가치를 바탕으로 산정하며 장외가와는 직접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지금은 삼성SDS 장외가가 상장과 향후 그룹 지배구조 개편 관련 등을 앞둔 기대감으로 인해 급등했지만 상장 이후 주가가 장외가 그대로 가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j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