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부터 만 75세 이상 노인에 대한 치과 임플란트에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는 치료비를 50%만 내면 된다. 2016년까지 적용 대상이 ‘65세 이상’으로 확대된다. 한경DB
지난 7월부터 만 75세 이상 노인에 대한 치과 임플란트에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는 치료비를 50%만 내면 된다. 2016년까지 적용 대상이 ‘65세 이상’으로 확대된다. 한경DB
지난 7월부터 7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2개 치아에 한해 임플란트 시술 건강보험이 적용됐지만 시장 반응은 의외로 잠잠하다.

당초 고령층의 임플란트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임플란트 보험 적용을 받는 환자는 거의 늘지 않았다.

고광욱 유디치과 파주점 원장은 “하루평균 20명가량 (임플란트 시술) 환자를 보는데 지금까지 보험 적용이 되는 임플란트를 시술받은 사람은 두 명에 불과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 시내 한 임플란트전문병원 치과원장은 “하루평균 100명 정도 치료하지만 보험이 되는 임플란트를 심는 환자는 10명 안팎”이라고 말했다.

○외면받는 임플란트 보험 적용

건강보험 혜택으로 75세 이상 노인은 기존 비용의 절반인 60만~70만원으로 임플란트를 시술받을 수 있다. 하지만 정부 예상과 달리 보험 적용을 받아 임플란트 시술을 받는 환자는 빠르게 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박영채 대한치과의사협회 홍보이사는 “아직까지 홍보가 덜 된 측면도 있지만 75세 이상 노인들은 치아가 전체적으로 성하지 않아 임플란트보다 틀니가 필요한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2012년 7월부터 75세 이상 노인의 전체 틀니에 건강보험이 적용됐다. 지난해까지 전체 틀니에 대해 보험 적용을 받은 노인은 8만명 정도다. 게다가 지난해 7월부터는 부분 틀니도 건강보험 적용 항목에 포함됐다. 틀니 건강보험 혜택을 받은 사람은 치과 임플란트 보험을 이중으로 적용받을 수 없다.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임플란트 종류가 제한적인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치과 임플란트는 △뿌리 역할을 하는 고정체 △치아 역할을 하는 크라운 △고정체와 크라운을 이어주는 지대주로 구성돼 있다. 크라운의 경우 금속에 도자기를 씌운 비귀금속도재관(PFM)만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다. 금에 도자기를 씌운 귀금속도재관(PFG)이나 치아 색과 가까우면서 강도가 높은 지르코니아 등 고가의 크라운은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적용대상 확대, 업계는 기대감

틀니와 중복 안돼…임플란트 보험 '효과' 논란
임플란트 보험 적용으로 수요가 크게 늘진 않았지만 오스템임플란트 덴티움 디오임플란트 등 임플란트업체들은 기대감을 놓지 않고 있다. 내년 7월부터 만 70세 이상, 이듬해에 만 65세 이상으로 임플란트 적용 대상이 단계적으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디오임플란트 관계자는 “임플란트 주 고객층인 60~70대에 보험적용이 시작되면 시장 규모가 확실히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국내 치과 임플란트 시장은 토종 업체 가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1997년 오스템임플란트가 설립되면서 치과 임플란트가 대중화됐다. 지금은 2억6800만달러(약 2700억원·2013년 기준)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했다. 미국 일본 독일 이탈리아에 이어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크다.

오스템임플란트 관계자는 “국내 치과 임플란트 기술은 글로벌 기업과 견줄 정도로 발전했다”며 “가격도 70~80% 수준이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치과 임플란트 업체들은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해외 시장을 개척해 나가며 성장하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5% 늘어난 1149억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터키에 법인을 설립하는 등 21개 해외법인을 두고 있다. 디오임플란트의 상반기 매출은 29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4% 증가했다. 미국 중국 등 10개국에 법인을 설립하고 해외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