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수준 등에 비춰볼 때 현재 한국의 적정 기준금리는 현재 연 2.25%보다 낮은 1%대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실제 기준금리와 적정 금리 수준의 차이를 고려할 때 정부의 정책금리 추가 인하 여력도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31일 내놓은 ‘통화상황지수와 적정금리 추정’ 보고서에서 적정 금리 수준을 산출하는 모형인 ‘테일러 준칙’에 따라 한국의 적정 기준금리를 분석해보니 올해 2분기 기준 연 1.76%로 추산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현재의 기준금리(2.25%)보다 0.49%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테일러 준칙이란 존 테일러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가 제시한 통화정책 운용 원칙으로, 실물 경기상황과 물가상승 압력을 고려해 한 나라의 경제상황에 맞는 금리 수준을 도출한다.

보고서는 2000년대 중반의 경우 주택가격 급등과 가계빚 누증으로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린 뒤부터 기준금리가 적정 수준보다 높게 유지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져 적정금리가 한때 크게 올랐지만 최근 저물가가 장기화되고 국내총생산(GDP) 마이너스 갭(실질GDP 증가율에서 잠재GDP 증가율을 뺀 값)이 커지면서 적정 금리 수준이 다시 낮아졌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현재 한국의 통화정책이 2007년 이후 가장 긴축적이라고 평가했다. 지수가 높을수록 통화정책이 긴축적임을 뜻하는 통화상황지수(MCI·캐나다 중앙은행이 개발한 지수)가 현재 약 6.2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이후 가장 높다는 것이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