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8월31일 오후 3시59분

[마켓인사이트] 김준기 동부회장 500억 출자…CNI·팜한농·메탈 경영권 지켰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사진)과 김남호 동부팜한농 부장 부자(父子)가 동부인베스트먼트의 차입금 만기를 연장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동부CNI와 동부팜한농, 동부메탈 등 김 회장 부자가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의 경영권도 지킬 수 있게 됐다.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동부그룹은 지난 22일 교직원공제회 현대증권 산은캐피탈 IBK캐피탈 등 채권단과 이달에 돌아오는 동부인베스트먼트의 3100억원 규모 자산담보대출(ABL) 만기를 1년6개월 연장키로 합의했다. 대출 3100억원 가운데 500억원을 김준기 회장이 먼저 갚는 조건이다. 이를 위해 김 회장은 지난 21일 동부인베스트먼트에 500억원을 출자키로 했다.

동부인베스트먼트의 ABL 연장 여부는 김 회장 부자가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있는 동부CNI 동부팜한농 동부메탈의 경영권과 직결되는 ‘뇌관’이었다. 동부인베스트먼트와 동부CNI가 갖고 있는 동부메탈 지분과 동부화재 주식 270만주를 담보로 맡겼기 때문이다. 대출을 갚지 못해 이달에 동부인베스트먼트가 부도 상황에 몰리면 김 회장은 동부메탈 경영권을 잃을 위험이 있다. 대출금 3100억원 가운데 350억원은 동부CNI가 빌린 돈이어서, 이미 2500억원의 회사채를 갚아야 하는 동부CNI로서는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 있다.

동부인베스트먼트의 부도는 동부팜한농 경영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2010년 동부하이텍의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동부팜한농 지분 60%를 재무적 투자자(FI)에게 매각하면서 맺은 협약 때문이다. 당시 동부그룹은 동부인베스트먼트나 동부CNI가 채무불이행 상황에 빠지면 동부그룹이 보유한 동부팜한농 지분을 FI와 공동 매각하기로 약속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