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펀드가 최근 한 달 새 1600억원 넘는 자금을 끌어모으며 인기 펀드로 급부상 중이다. 하반기 삼성SDS,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 등 ‘대어급’ 공모주 투자에 대한 기대가 큰 데다 저금리 시대 ‘시중금리+알파’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안정적인 투자처로 채권혼합형펀드인 공모주펀드가 주목받고 있어서다.
한달새 1600억…공모주펀드 뜨겁다
○설정액 1조5000억원 재돌파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에 따르면 지난 29일까지 124개 공모주펀드의 설정액은 1조5000억원을 돌파했다. 최근 공모주 시장이 각광받으면서 2011년 10월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올 4월까지만 해도 1년 정기예금 이자 수준에 그친 부진한 성과 탓에 공모주펀드에서 자금 순유출이 지속됐다. 그러나 최근 삼성SDS 등 대어급 기업공개(IPO)가 임박하면서 공모주펀드가 매달 1000억원 넘는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특히 8월 한 달간 1602억원이 순유입돼 지난 29일 현재 누적 설정액은 1조5024억원을 나타냈다.

한달새 1600억…공모주펀드 뜨겁다
개별 펀드 중에서는 ‘흥국분리과세하이일드(채권혼합)’가 592억원으로 가장 많은 자금을 끌어모았다. ‘유리트리플알파(주식혼합)’(171억원), ‘트러스톤공모주알파(채권혼합)’(136억원), ‘하이공모주플러스101(채권혼합)’(128억원) 등 일반 공모주펀드도 한 달간 각각 100억원 넘는 자금을 모았다.

공모주펀드들의 성과도 연초 이후 3.02%의 평균 수익률(지난 29일 기준)을 기록, 올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1년 수익률로 따지면 연 5.01%에 이른다. 개별 펀드로는 공모주 투자와 롱쇼트 매매로 수익을 내는 ‘유리트리플알파(주식혼합)A1’이 연초 이후 5.10%로 가장 높은 수익을 냈다. 뒤를 이어 ‘IBK공모주채움1(채권혼합)’(4.78%), ‘하이공모주플러스101(채권혼합)C-A’(4.74%) 등도 4% 넘는 수익을 거뒀다. 올 들어 채권 수익률이 소폭 상승했고 쿠쿠전자, BGF리테일, 엔브이에이치코리아 등 올 상반기 공모주 투자 수익률이 좋아 펀드 수익개선에 기여한 덕분이다.

○저금리에 투자 대안 급부상

공모주펀드는 자산의 80~90% 이상 채권을 담아 이자 수익을 확보하고, 나머지 공모주 투자로 추가 수익을 내는 채권혼합형이 대부분이다. 전효준 트러스톤자산운용 매니저는 “하반기 삼성SDS, 제일모직 등 주요 기업의 공모주가 부각돼 자금이 쏠리는 점은 우려되지만 대부분 공모주펀드들이 우량 채권에 투자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익률 급락에 대한 우려가 적다”며 “은행 이자를 웃도는 안정적인 수익에 초점을 둔 투자자들은 눈여겨 볼 만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모주 청약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대만큼 물량을 배정받지 못해 성과가 저조할 수 있다”며 “운용사별 리서치 역량에 따라 저평가, 비인기 공모주의 전략적 투자로 펀드 간 수익률 차별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공모주 우선 배정 혜택이 있는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와 일반공모주펀드의 접근법도 달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진성남 하이자산운용 마케팅전략팀 이사는 “저금리 기조로 시중 은행 금리가 2%를 밑돌면서 연 4~5%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채권혼합형인 일반공모주펀드를 대안 투자처로 삼고 있는 것”이라며 “비과세하이일드펀드는 상대적으로 수익률은 높을 수 있지만 투자 위험이 있는 하이일드채권을 담기 때문에 투자자 성향에 따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