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금호고속 인수전 불참 압박 '진실게임'
마켓인사이트 8월31일 오후 4시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사모펀드(PEF)들이 금호고속 매각을 놓고 충돌하고 있다. 국내외 인수후보에 인수전 불참을 종용하고 금호고속 기업가치를 떨어뜨리는 데 금호그룹이 주도적으로 역할을 했느냐 여부를 놓고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그룹 모태기업인 금호고속을 가능한 한 싸게 되사려는 금호그룹 측과 금호고속 지분을 비싸게 팔려는 PEF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생겨난 갈등 구도다. 향후 금호고속 매각 과정에서 적지 않은 파열음이 이어질 전망이다.

갈등은 금호고속 대주주인 케이스톤파트너스와 IBK투자증권 컨소시엄이 최근 금호그룹에 ‘금호고속 매각절차 방해에 대한 펀드 측 입장’이란 공문을 발송하면서 불거졌다. IBK 등 PEF 측은 이 공문에서 “훗날 금호고속을 되팔 때 입찰을 방해하지 않기로 2012년 계약해 놓고도 현직 인사부장 등 관리직 사원들이 주축이 된 ‘금호고속 구사회’와 그룹 기획·재무담당 임원이 각각 국내외 인수후보들을 상대로 인수전에 뛰어들지 말라고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금호고속의 유력 인수후보 관계자는 “노사문제에 민감한 일부 외국계 PEF들은 구사회의 압박 때문에 실제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을 뜻을 비쳤다”고 말했다.

PEF 측은 금호고속 경영진이 자회사 금호리조트의 유상증자에 불참하기로 한 결정도 배임으로 볼 수 있다고 성토했다. 유증 불참으로 종전 50 대 50이던 금호그룹 계열사와 금호고속의 금호리조트 지분 구도가 52 대 48로 바뀌며 경영권이 금호그룹에 넘어가게 됐다.

금호고속의 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해 금호그룹 측 인사들로 구성된 금호고속 경영진이 고의로 유증에 불참했다는 게 PEF 측 주장이다. IBK 펀드는 금호그룹의 방해가 계속되면 비공개 매각으로 전환하고 금호고속 경영진 교체, 민·형사소송 등을 검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금호그룹은 그러나 ‘그룹 배후조종설’은 시장의 악의적 의혹이라는 입장이다. 그룹 측은 금호고속의 금호리조트 유상증자 불참결정 등에 대해 “금호리조트의 유상증자는 금호고속과 사업 연관성이 없기 때문에 내려진 결정”이라고 반박했다.

좌동욱/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