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삼성重·삼성엔지 합병에 삼성물산이 '방긋'…왜?
삼성그룹의 대표적 건설·중공업 계열사인 삼성중공업삼성엔지니어링이 합병을 결정했다. 증권가에서는 단기적인 수혜는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 리스크를 해소한 삼성물산이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이 1일 이사회에서 합병을 결의했다. 육상과 해상을 모두 아우르는 초일류종합플랜트 회사로 발전한다는 목표다.

합병비율은 1대 2.36으로 삼성중공업이 신주를 발행해 삼성엔지니어링 주식 1주당 삼성중공업 주식 2.36주를 삼성엔지니어링 주주에게 교부할 예정이다.

오는 10월 27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며,12월 1일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합병 후에는 새로운 비전에 걸맞게 합병 법인의 사명 변경도 검토할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중공업이 합병으로 당장 받을 수 있는 긍정적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이익 정상화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측면에서 단기적으로 이익이 개선될 가능성은 낮기 때문.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중공업은 올 1분기 362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데다 오는 9~10월 추가 충당금 리스크도 있다"며 "양사 모두 완전한 이익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플랜트 등에서 장기적으로 발생할 시너지는 기대해볼 만하다는 평가다.

강승민 NH농협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합병으로 삼성엔지니어링은 삼성중공업의 자체 제작을 갖게 됐다"며 "육상과 해상을 겸함으로써 업계 내에서 경쟁력 있는 사업 모델을 갖춘 셈"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강 애널리스트 역시 "시너지 효과가 나오는 데까지는 과정적으로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두 회사의 합병은 같은 삼성그룹 건설 계열사인 삼성물산에 오히려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 동안 삼성물산은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 또는 계열사 편입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주가에는 리스크로 작용해왔다.

삼성물산은 이날 오전 9시32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2.41% 상승하며 긍정적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이 애널리스트는 "삼성물산은 올해부터 매출 성장 사이클에 진입한 반면, 삼성엔지니어링은 2016년부터 완전한 이익 정상화가 예상돼 양사간 합병은 리스크 요인으로 인식돼 왔기에 단기 불확실성은 사라졌다"고 말했다.

김형근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도 "삼성그룹 지배구조와 관련된 변화는 이제 시작이기 때문에 향후 삼성물산의 거취가 변동될 수는 있지만 단기적으로 삼성엔지니어링 합병과 관련된 리스크는 해소됐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 노정동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