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女成시대] 디자인 간판 만드는 정수미 신신홍보기획 대표 "종로 일대, 제 손길 안 닿은 간판 없어요"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20대 때 가업 물려받은 뒤 자격증 취득하며 경영수업
청계천~북촌 간판 싹 바꾸고 대기업 옥외 간판사업도 수주
청계천~북촌 간판 싹 바꾸고 대기업 옥외 간판사업도 수주
정수미 신신홍보기획 대표는 간판 제조업계에서 보기 드문 여성 사장이다. 1960년 부친이 창업한 ‘신신미조사’를 1997년 물려받았다.
간판일을 시작한 초창기엔 현장에 나가면 크레인 기사나 인부들로부터 “사장은 어디 가고 웬 아가씨가 나왔느냐”는 핀잔을 듣기 일쑤였다. 이를 악문 정 대표는 남들보다 몇 배 더 열심히 뛰었다. 간판에 디자인을 가미한 ‘아름다운 간판’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그 결과 종로구 일대 간판개선사업을 대거 따낼 수 있었다. 서울 삼청동과 북촌, 자하문 일대 점포 중 그의 손길을 거치지 않은 곳이 거의 없다.
◆‘아름다운 간판’으로 마케팅
정 대표는 “아버지가 처음 종로에서 회사를 시작했을 땐 집과 공장이 붙어 있었다”며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가 간판 만드는 걸 어깨너머로 보며 컸다”고 말했다. 가업을 잇기 위해 간판업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한 건 20대에 들어서면서부터다. 다정했던 아버지는 그가 ‘경영자 수업’을 받기 시작하자 엄한 스승으로 돌변했다. 정 대표는 “아버지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 물건이 허공으로 날아다니고 고성이 오갔다”고 회상했다. 컬러리스트, 옥외광고사 등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며 차근차근 일을 배웠다.
1997년 ‘2세 경영’을 시작한 그는 회사 이름을 신신홍보기획으로 바꿨다. 신신은 ‘새 신(新)’을 두 번 쓴 이름이다.
아름다운 간판을 내세워 영업과 마케팅에도 공격적으로 나섰다. 아버지뻘 되는 간판업체 사장들과 어깨를 견주며 경쟁했고 회사 덩치를 키워갔다. 차츰 점주들 사이에서 “야무지고 꼼꼼하게 일을 잘한다”는 평가를 들었다.
◆간판개선사업 참여
정 대표는 2005년 종로구 간판개선사업을 시작으로 청계천 대학로 자하문로 북촌 등의 간판개선사업을 줄줄이 따냈다. 대기업의 옥외간판 사업도 수주했다.
간판을 하나로 간소화하는 간판개선작업은 6~7개월가량 걸린다. 글씨 및 판형의 크기 제한, 돌출 제한 등 간판 규격에 대한 규정사항도 많다. 정 대표는 “점포 주인들을 설득하는 일이 가장 어렵고 오래 걸렸다”며 “자기 점포의 간판이 가장 크고 글씨가 잘 보이게끔 해달라는 게 모든 점주의 공통된 요구”라고 전했다. 그는 주변과 조화를 잘 이루면서 업종과 점포의 개성을 살리는 디자인으로 눈에 잘 띄는 간판을 만들어 점주들을 설득했다. 세로형 현수막에 간접 조명을 쪼여 세련된 느낌을 준 중식당 간판, 철판 레이저로 잘라 아기자기한 나뭇잎 모양으로 붙인 액세서리숍 간판 등이 그의 손에서 나왔다.
서울 자하문로는 많은 간판을 한글로 바꿔야 했는데, 정 대표는 캘리그래피(손글씨 서체)를 활용해 전통적인 느낌에 세련미를 더한 간판을 만들었다.
이 회사는 최근 일거리가 많아지면서 종로에 있는 직원 5명 규모의 공장을 경기 지역으로 옮기고 다른 지역에도 사무소를 낼 예정이다. 정 대표는 “중국 상하이간판자재전시회 등 해외 행사를 다니며 국제적인 안목을 키우고 있다”며 “내년부터 전국 단위의 간판개선사업에도 참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간판일을 시작한 초창기엔 현장에 나가면 크레인 기사나 인부들로부터 “사장은 어디 가고 웬 아가씨가 나왔느냐”는 핀잔을 듣기 일쑤였다. 이를 악문 정 대표는 남들보다 몇 배 더 열심히 뛰었다. 간판에 디자인을 가미한 ‘아름다운 간판’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그 결과 종로구 일대 간판개선사업을 대거 따낼 수 있었다. 서울 삼청동과 북촌, 자하문 일대 점포 중 그의 손길을 거치지 않은 곳이 거의 없다.
◆‘아름다운 간판’으로 마케팅
정 대표는 “아버지가 처음 종로에서 회사를 시작했을 땐 집과 공장이 붙어 있었다”며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가 간판 만드는 걸 어깨너머로 보며 컸다”고 말했다. 가업을 잇기 위해 간판업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한 건 20대에 들어서면서부터다. 다정했던 아버지는 그가 ‘경영자 수업’을 받기 시작하자 엄한 스승으로 돌변했다. 정 대표는 “아버지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 물건이 허공으로 날아다니고 고성이 오갔다”고 회상했다. 컬러리스트, 옥외광고사 등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며 차근차근 일을 배웠다.
1997년 ‘2세 경영’을 시작한 그는 회사 이름을 신신홍보기획으로 바꿨다. 신신은 ‘새 신(新)’을 두 번 쓴 이름이다.
아름다운 간판을 내세워 영업과 마케팅에도 공격적으로 나섰다. 아버지뻘 되는 간판업체 사장들과 어깨를 견주며 경쟁했고 회사 덩치를 키워갔다. 차츰 점주들 사이에서 “야무지고 꼼꼼하게 일을 잘한다”는 평가를 들었다.
◆간판개선사업 참여
정 대표는 2005년 종로구 간판개선사업을 시작으로 청계천 대학로 자하문로 북촌 등의 간판개선사업을 줄줄이 따냈다. 대기업의 옥외간판 사업도 수주했다.
간판을 하나로 간소화하는 간판개선작업은 6~7개월가량 걸린다. 글씨 및 판형의 크기 제한, 돌출 제한 등 간판 규격에 대한 규정사항도 많다. 정 대표는 “점포 주인들을 설득하는 일이 가장 어렵고 오래 걸렸다”며 “자기 점포의 간판이 가장 크고 글씨가 잘 보이게끔 해달라는 게 모든 점주의 공통된 요구”라고 전했다. 그는 주변과 조화를 잘 이루면서 업종과 점포의 개성을 살리는 디자인으로 눈에 잘 띄는 간판을 만들어 점주들을 설득했다. 세로형 현수막에 간접 조명을 쪼여 세련된 느낌을 준 중식당 간판, 철판 레이저로 잘라 아기자기한 나뭇잎 모양으로 붙인 액세서리숍 간판 등이 그의 손에서 나왔다.
서울 자하문로는 많은 간판을 한글로 바꿔야 했는데, 정 대표는 캘리그래피(손글씨 서체)를 활용해 전통적인 느낌에 세련미를 더한 간판을 만들었다.
이 회사는 최근 일거리가 많아지면서 종로에 있는 직원 5명 규모의 공장을 경기 지역으로 옮기고 다른 지역에도 사무소를 낼 예정이다. 정 대표는 “중국 상하이간판자재전시회 등 해외 행사를 다니며 국제적인 안목을 키우고 있다”며 “내년부터 전국 단위의 간판개선사업에도 참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