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세대는 과감히 M&A 나서
최근 대형 외국PEF 국내 진출
한국 자본시장 양적·질적 성장
“한국 기업들은 주력 기업을 파는 데도 거침이 없어졌고, 글로벌 기업 인수나 해외 상장에도 적극적입니다. 한국 인수합병(M&A) 시장 규모는 조만간 두 배로 커질 겁니다.”
정형진·최동석 골드만삭스 신임 공동대표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기업의 투자 위축이나 실적 둔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지만 여전히 성장 흐름을 타고 있다”며 “한국 자본시장도 질적, 양적으로 한 단계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웅진코웨이(현 코웨이) 매각, ING생명 매각, LIG손보 매각 등 굵직한 거래를 성사시킨 공로로 지난달 나란히 대표로 승진했다. 취임 후 언론과의 인터뷰는 이번이 처음이다.
두 사람은 한국 기업이 당분간 체질 변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정 대표는 “피땀 흘려 일군 계열사 매각을 금기시하고 인수에만 관심이 있던 1세대 경영인과 달리 2, 3세 경영인은 전체 사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면 알짜기업이라도 과감하게 매각한다”고 설명했다. 소비재기업에서 중화학공업으로 체질을 바꾼 두산그룹이나 반세기 동안 이어온 코닝과의 합작관계를 청산한 삼성그룹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혔다.
국내 M&A나 자금조달 시장은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TPG,베인캐피털 같은 세계적 사모펀드들이 한국 시장에 속속 들어오는 것도 한국 기업의 과감한 행보에서 기회를 찾으려는 움직임이라는 설명이다.
이들은 국내 기업이 해외 기업 사냥이나 신규 성장엔진 확보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최 대표는 “삼성전자 등 국내 주요 기업에 대한 성장성 정체 우려는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며 “국내 기업은 해외 투자나 신사업 확보에 공격적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미국 하버드대를 거쳐 브라운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9년 입사 이래 줄곧 골드만삭스에서 근무했다. 금융회사 관련 거래에 정통하다. 서울대 화학과를 나온 최 대표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고 2002년 골드만삭스에 입사하기 전까지 SKC에서 근무했다. 골드만삭스 한국지점에는 기업금융 부문을 맡는 정 대표와 최 대표 외에 리서치, 은행 등 총 7명의 대표가 있다.
정영효/고경봉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