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 포인트] 적조에 黃土살포 중단해야
남해안 적조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마땅한 대책은 없다. 피해 해역에 황토를 뿌리는 게 전부다. 황토는 기공을 통해 적조를 흡착, 해저면으로 가라앉거나 적조생물의 외부 점액질 부분 이음쇄가 끊어지면서 대량번식이 억제되는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그러나 황토 뿌리기는 중단해야 한다. 황토가 자칫 적조생물의 광합성에 필요한 필수 성분의 공급원이 될 수 있어서다. 적조는 햇빛세기, 영양염류, 수온, 수소이온농도지수(pH), 미량 원소 등의 조건이 동시에 합치할 때 발생한다. 이들 영양염류와 미량 원소는 토양 등이 비에 씻겨 바다로 유입되면서 공급된다. 적조생물의 광합성에 필수 원소는 철, 황, 망간, 칼슘, 칼륨 등인데 특히 철이 없으면 광합성을 못해 원활한 증식이 불가능하다. 외부에서 철이 공급되지 않으면 끝판에는 적조생물의 성장이 멈춰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황토에는 이들 원소들이 골고루 들어 있다. 황토가 적조증식을 촉진하는 비료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1976년 처음으로 적조구제에 황토를 쓴 일본도 더 이상 황토를 사용하지 않는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4월 분말황토를 추가 고시했고, 환경부는 2012년 6월 환경예규 제451호 별표2에 조류제거물질로서 황토 사용을 행정규칙으로 고시했다.

적조구제는 적조가 pH 6.5 이하, 수온 15도 이하 등의 조건에서는 제대로 활동하지 못하는 성질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적조로 인한 어류 폐사는 독소에 의한 게 아니다. 적조에서 나오는 점액질이 물고기 아가미에 붙어 호흡을 방해하기 때문에 일어난다. 가능한 한 양식어류를 적조와 차단하며 수온이 떨어져 자동 소멸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양식장의 경우 수차를 돌리는 방법으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가 적조가 생활하는 표층의 pH를 6.5 이하로 떨어뜨리도록 해 증식을 억제한다. 수차는 물고기들에게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어줘 일거양득이다. 차광막으로 양식장에 내리쬐는 햇빛을 차단해 적조의 광합성 반응을 억제하는 것도 저렴한 황토 대체 방안으로 꼽힌다. 지난 20여년간의 황토 살포에도 불구하고 누적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른다. 적조를 일시적으로 가라앉힐 뿐인 황토 살포는 중단하고, 해수부 및 환경부의 고시를 개선해야 한다.

김태진 < 수원대 화학공학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