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펴낸 ‘이노베이터 DNA’로 한국에 혁신 열풍을 몰고온 제프 다이어 미국 브리검영대 교수가 새로운 책 ‘혁신의 방법론(The Innovator’s Method)을 내놨다. 부제는 ‘린 스타트업(Lean Start-up) 기법을 당신의 조직에 접목시켜라’.

‘이노베이터 DNA’가 애플을 창업한 스티브 잡스처럼 기업의 변신과 성장을 이끄는 혁신가들은 무엇이 다른가에 대한 해답을 던졌다면, 이 책은 혁신에 성공하는 기업들의 조건을 분석했다. 저자가 제시한 ‘린 스타트업’은 최대한 군더더기를 빼고 핵심 아이디어가 구현된 시제품을 재빠르게 내놓은 뒤 시장 반응을 살펴 끊임없이 개선해 나가는 경영 기법을 말한다.

다이어 교수는 책에서 “아이디어를 신속하게 실행으로 옮기기 위해서는 과거처럼 비즈니스 계획을 세우고 단계별로 검토하는 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고객의 니즈에 부응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직관적으로 판단해 만든 뒤 시장에 던져서 새로운 수익 기회를 잡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하다는 것. 또 “혁신에 성공하는 기업들은 투명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회사 외부자원의 투입도 주저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저자는 혁신에 성공한 기업의 조건을 뽑아내기 위해 시가총액 100억달러 이상의 글로벌 기업 526개사를 대상으로 실증적인 분석 작업을 벌여 각 기업의 ‘혁신 프리미엄 지수’를 산출했다. 이를 토대로 아마존과 구글처럼 창업 후 10년 동안 혁신 프리미엄 지수가 40% 넘게 성장한 기업군을 뽑아냈다. 책의 분량이 280쪽에 달하는 것도 이처럼 방대한 연구결과가 담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해하기 쉬운 도표와 차트로 글의 논지를 간명하고 객관적으로 전달함으로써 설득력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 최대 온라인 서점인 아마존은 이 책을 ‘이달의 경영부문 베스트 서적’으로 추천하면서 스타트업을 준비하고 있는 예비 창업자와 현재의 사업 영역에서 벗어나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는 기업 임직원들에게 일독을 권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