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뇌부 갈등 판박이…신한 3개월만에 일단락, KB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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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사태 4개월…4주년 맞은 '신한 사태'와 비교해보니
사태 발단은
1인자-2인자 인사권 등 갈등…검찰·금융당국 끌어들여
사태 후폭풍은
신한, 수신 등 영향 없어…KB는 예금 등 내리막길
"KB경영진, 재도약 준비해야"
사태 발단은
1인자-2인자 인사권 등 갈등…검찰·금융당국 끌어들여
사태 후폭풍은
신한, 수신 등 영향 없어…KB는 예금 등 내리막길
"KB경영진, 재도약 준비해야"
신한은행이 신상훈 당시 신한금융지주 사장을 배임·횡령 등 혐의로 고소하며 시작된 ‘신한사태’가 2일로 4년이 됐다. ‘신한사태’는 최고 경영진 간 갈등으로 시작됐다는 점에서 국민은행 전산교체와 관련한 ‘KB사태’와 닮았다. 신한사태의 법적다툼은 3심을 남겨놓은 상태로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당사자들이 3개월여 만에 모두 자리에서 물러나며 조직의 영업력 훼손을 최소화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KB사태는 4개월이 지나도록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영업력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KB 경영진이 신한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KB사태’는 제2의 신한사태
KB사태는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지난 5월19일 전산교체와 관련한 의사결정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금융감독원에 특별검사를 요청하면서 불거졌다. 신한사태는 신한은행이 2010년 9월2일 신 사장을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면서 촉발됐다. 내부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외부 기관의 힘을 빌렸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내부 문제가 1인자와 2인자 간 갈등이라는 점도 닮았다. 신한사태는 라응찬 당시 회장과 이백순 당시 행장이 회장 후계 구도를 둘러싸고 신 사장과 다툼을 벌인 것이 핵심이다. KB사태는 이 행장과 임영록 KB금융 회장 간 인사권 다툼이 발단이 됐다.
사태가 벌어지자 관련 임직원들 간에 ‘편’이 갈린 것도 공통점이다. 두 사태 모두 갈등을 일으킨 사람들이 최고 경영진이었기 때문에 어느 쪽 줄에 서는지에 따라 향후 운명이 갈릴 수 있어서다.
◆KB, 신한사태 참고해야
사태가 터지기까지의 과정은 비슷했으나 그 뒷모습은 다소 다르다. 신한은 사태가 벌어진 지 한 달여 만에 라 회장 사퇴(2010년 10월)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신 사장, 이 행장 등 핵심 인물이 모두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법적다툼으로 옮겨갔고, 한동우 회장과 서진원 행장 체제가 들어서면서 사태를 수습했다.
그러나 KB사태의 핵심인 임 회장과 이 행장은 금융당국의 제재 장기화에 따라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내부 출신 간 갈등이었던 신한사태와 달리 KB사태의 핵심 인물은 모두 외부 출신이라는 점에서 행보에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신한은행은 사태 이후에도 실적이 나빠지지 않았다. 수신 점유율(5개 대형은행 기준)은 2010년 말 20.31%에서 2011년 3월 말 20.72%로 오히려 높아졌다. 순이익은 2010년 1조6704억원에서 2011년 2조1189억원으로 증가했다.
반면 국민은행의 시장점유율은 하락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예금 점유율(9개 대형은행 기준)은 지난 3월 말 20.8%에서 20.5%로 떨어졌다. 경영진 간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영업 동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게 은행 안팎의 분석이다.
따라서 금융권 전문가들은 KB 경영진이 사태 수습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신한사태 이후 비교적 빨리 제자리를 찾은 신한금융처럼 다시 도약할 계기를 잡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KB사태 해결을 위해 금융당국의 결정도 가급적 빠른 시기에 이뤄져야 한다는 게 금융권 안팎의 시각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KB사태’는 제2의 신한사태
KB사태는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지난 5월19일 전산교체와 관련한 의사결정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금융감독원에 특별검사를 요청하면서 불거졌다. 신한사태는 신한은행이 2010년 9월2일 신 사장을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면서 촉발됐다. 내부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외부 기관의 힘을 빌렸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내부 문제가 1인자와 2인자 간 갈등이라는 점도 닮았다. 신한사태는 라응찬 당시 회장과 이백순 당시 행장이 회장 후계 구도를 둘러싸고 신 사장과 다툼을 벌인 것이 핵심이다. KB사태는 이 행장과 임영록 KB금융 회장 간 인사권 다툼이 발단이 됐다.
사태가 벌어지자 관련 임직원들 간에 ‘편’이 갈린 것도 공통점이다. 두 사태 모두 갈등을 일으킨 사람들이 최고 경영진이었기 때문에 어느 쪽 줄에 서는지에 따라 향후 운명이 갈릴 수 있어서다.
◆KB, 신한사태 참고해야
사태가 터지기까지의 과정은 비슷했으나 그 뒷모습은 다소 다르다. 신한은 사태가 벌어진 지 한 달여 만에 라 회장 사퇴(2010년 10월)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신 사장, 이 행장 등 핵심 인물이 모두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법적다툼으로 옮겨갔고, 한동우 회장과 서진원 행장 체제가 들어서면서 사태를 수습했다.
그러나 KB사태의 핵심인 임 회장과 이 행장은 금융당국의 제재 장기화에 따라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내부 출신 간 갈등이었던 신한사태와 달리 KB사태의 핵심 인물은 모두 외부 출신이라는 점에서 행보에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신한은행은 사태 이후에도 실적이 나빠지지 않았다. 수신 점유율(5개 대형은행 기준)은 2010년 말 20.31%에서 2011년 3월 말 20.72%로 오히려 높아졌다. 순이익은 2010년 1조6704억원에서 2011년 2조1189억원으로 증가했다.
반면 국민은행의 시장점유율은 하락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예금 점유율(9개 대형은행 기준)은 지난 3월 말 20.8%에서 20.5%로 떨어졌다. 경영진 간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영업 동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게 은행 안팎의 분석이다.
따라서 금융권 전문가들은 KB 경영진이 사태 수습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신한사태 이후 비교적 빨리 제자리를 찾은 신한금융처럼 다시 도약할 계기를 잡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KB사태 해결을 위해 금융당국의 결정도 가급적 빠른 시기에 이뤄져야 한다는 게 금융권 안팎의 시각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