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 ‘징계 태풍’이 다시 몰아칠 전망이다.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 등에 대한 징계 수위가 조만간 확정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그동안 미뤄졌던 다른 금융회사 및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제재 절차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4일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를 열고 우리은행 등에 대한 제재 수위를 확정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파이시티 신탁상품 불완전판매와 CJ그룹 비자금 관련 실명제법 위반 등을 이유로 지난 6월 ‘기관 중징계’를 통보받았다. 제재심에서 이 같은 제재 수위가 확정되면 우리은행 일부 점포를 대상으로 일정 기간 신규 업무 중단 등의 ‘일부 영업정지’ 조치가 내려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주의적 경고(경징계)’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18일 예정된 제재심에선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KB국민·농협·롯데 등 카드 3사를 비롯해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한국씨티은행 등에 대한 징계 수위가 논의된다. 카드 3사 CEO들과 리처드 힐 전 SC은행장 등에 대한 중징계가 확정될 예정이다. 징계를 받는 이들 회사의 전·현직 임직원 수만 100여명에 달한다.

다음달엔 신한은행(불법 계좌조회)을 비롯해 KT ENS 협력업체 사기대출과 관련된 하나, 국민, 농협은행 등에 대한 제재 수위가 확정된다.

최수현 금감원장은 임 회장과 이 행장에 대한 징계 수위를 이르면 4일 최종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