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박스권 흐름을 재개하자 대차거래도 슬금슬금 다시 늘고 있다. 대차거래는 주가 하락을 예상한 투자자들이 주식을 빌려 매매하는 공매도에 주로 이용된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8월 초 45조3950억원이던 대차거래 잔액이 지난 1일엔 47조4231억원까지 늘었다. 지난 4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 47조2456억원을 웃도는 금액이다.

대차잔액 증가는 단기적으로 주가 하락 가능성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서명찬 키움증권 연구원은 “차익실현과 함께 일부는 변동성 확대에 미리 대비하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이후 대차거래가 가장 활발했던 종목은 SK하이닉스 삼성중공업 GS건설 LG유플러스 순이다. 대우증권 우리금융 신한지주 등 금융주들에 대한 대차거래도 늘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루멘스 서울반도체 등 LED(발광다이오드) 관련주와 차이나그레이트 씨케이에이치 등 중국기업들에 대한 대차거래가 크게 늘었다.

일부 종목은 대차잔액 증가와 함께 공매도 비중이 늘면서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LG전자는 대차거래 잔액이 1조221억원으로 7월 말 대비 1190억원 늘어났다. 7~8% 수준을 유지했던 공매도 거래 비중도 12%로 높아졌다. 7만9200원까지 올랐던 LG전자 주가는 하락 반전한 뒤 이날 7만4800원으로 고점 대비 5.5% 떨어졌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