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국에 수출하는 농심 "한국의 맛, 세계에 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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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농심
히말라야서 남미 최남단까지
글로벌 판매 네트워크 구축
올 해외매출 5억6000만弗 전망
미래 100년, 백산수에 달렸다
2000억 투자해 백두산 공장 건설
에비앙에 맞설 글로벌 생수브랜드로
"회사 매출 절반, 해외서 만들 것"
히말라야서 남미 최남단까지
글로벌 판매 네트워크 구축
올 해외매출 5억6000만弗 전망
미래 100년, 백산수에 달렸다
2000억 투자해 백두산 공장 건설
에비앙에 맞설 글로벌 생수브랜드로
"회사 매출 절반, 해외서 만들 것"
최근 해외여행을 다녀온 관광객들의 여행 후기에서는 “해외 어느 국가를 여행해도 신라면이 있었다”는 경험담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미국 중국 일본은 물론 유럽의 스위스, 이슬람 국가, 남아메리카 등 세계 각지에서 신라면을 팔고 있다는 것이다.
해발 3000m가 넘는 스위스 융프라우 정상 전망대에서 판매하고 있는 신라면은 관광객들의 필수 먹거리로 꼽힌다. 네팔에서는 안나푸르나 등 히말라야 트레킹을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신라면컵을 판다. 남아메리카 칠레 최남단 마젤란 해협 근처의 푼타아레나스에는 ‘辛라면’이라는 간판을 단 라면가게가 있다. 미국과 중국, 일본의 대형마트에서도 신라면을 판다. 농심은 세계의 지붕(히말라야)부터 세계의 끝(푼타아레나스)까지 신라면이 판매되는 ‘신라면 로드’가 완성됐다고 자체 평가하고 있다.
농심의 라면 수출은 1971년 시작됐다. 소고기라면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판매했다. 이후 농심은 1981년 일본 도쿄에 현지 사무소를 개설하며 해외 수출 네트워크 구축을 본격화했다. 1996년에는 중국 상하이에 해외 공장을 처음으로 세웠고 중국 내 공장을 3개까지 늘린 후 2005년에는 LA 공장을 지었다.
농심은 현지 유통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판매를 확대하는 전략을 펼쳤다.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와 직거래 계약을 체결해 미국 3600개의 월마트 매장에 라면을 공급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영국의 테스코와 모리슨, 스위스의 미그로스 등과 협력해 라면을 판매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그룹의 쇼핑몰 타오바오와 직영 판매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아메리칸항공 기내식으로도 라면을 공급하고 있다.
신라면이 세계 각국에서 팔리며 올 상반기 농심은 사상 최대의 해외 실적을 올렸다. 매출은 2억45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1% 늘었다. 이 중 신라면으로 벌어들인 매출은 1억1000만달러로 전체의 44.8%에 이른다. 올해 예상 매출은 작년보다 23% 많은 5억6000만달러다.
농심은 올해 초 식품업계에선 처음으로 수출 100개국을 돌파하자는 글로벌 경영 목표를 세우고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농심은 지난 1월 호주 시드니에 판매법인을 신설하고 호주와 뉴질랜드, 파푸아뉴기니, 피지 등 남태평양 시장 개척을 본격화하고 있다. 5월부터 판매를 시작해 5~6월 2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는 평가다.
본사 내에 별도의 해외시장 개척팀을 조직해 영업망 확충에도 힘을 쏟고 있다. 성장잠재력이 큰 지역의 수출을 시작하는 등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농심은 북부 아프리카 니제르에 수출을 시작해 케냐,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기존 진출국과 함께 아프리카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인도 나이지리아 등과도 수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슬람 국가로도 신라면을 수출하고 있다. 농심은 2011년 4월 부산 공장에 할랄 전용 생산라인을 별도로 준공하고 ‘할랄신라면’을 출시해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9개 이슬람 국가에 수출하고 있다. 이슬람 최대 명절인 ‘라마단’ 기간 전후 연중 최대 소비가 일어나는 무슬림의 식문화를 겨냥한 맞춤식 전략을 통해 판매를 늘리고 있다.
농심은 중국 미국 일본 등 기존 진출 지역에서도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올해 초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라면을 먹는 모습이 방영되며 신라면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다. 올 상반기 91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대비 40% 성장했다.
스낵 시장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새우깡, 양파링, 꿀꽈배기, 자갈치 등 국내에서 스테디 셀러로 자리 잡은 스낵 브랜드들은 해외 시장에서도 판매를 늘려가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감자 재배 농가의 소득 수준 향상을 위해 국산 수미감자로 만든 수미칩과 입친구를 출시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수미칩과 입친구의 수출이 본격 시작되면 글로벌 감자스낵 시장에서도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농심은 보고 있다.
농심은 라면과 스낵에 이어 생수를 미래 100년 성장을 책임질 전략사업으로 정했다. 창립 이후 최대 규모인 2000억원을 투자해 백두산 주변 마을인 중국 얼다오바이허에 백산수 신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수원지인 백두산 내두천을 원수(原水)로 세계 최고의 생수 브랜드를 육성하겠다는 목표다. 지난 50여년간 신라면으로 닦아놓은 글로벌 유통망을 적극 활용해 프랑스 에비앙에 대적하는 글로벌 생수 브랜드를 탄생시킬 수 있을 것으로 농심은 기대하고 있다.
농심의 해외 사업은 ‘한국의 맛 그대로를 세계에 심는다’라는 슬로건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박준 농심 사장은 “1970년대 라면 수출을 처음 시작한 이후 농심은 호랑이와 같은 예리한 안목으로 전략을 세우고 소처럼 꾸준히 걷는 ‘호시우보(虎視牛步)’의 자세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국가별로 특화된 마케팅을 펼쳐 현재 회사 매출의 20% 수준인 해외 매출을 절반 수준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해발 3000m가 넘는 스위스 융프라우 정상 전망대에서 판매하고 있는 신라면은 관광객들의 필수 먹거리로 꼽힌다. 네팔에서는 안나푸르나 등 히말라야 트레킹을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신라면컵을 판다. 남아메리카 칠레 최남단 마젤란 해협 근처의 푼타아레나스에는 ‘辛라면’이라는 간판을 단 라면가게가 있다. 미국과 중국, 일본의 대형마트에서도 신라면을 판다. 농심은 세계의 지붕(히말라야)부터 세계의 끝(푼타아레나스)까지 신라면이 판매되는 ‘신라면 로드’가 완성됐다고 자체 평가하고 있다.
농심의 라면 수출은 1971년 시작됐다. 소고기라면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판매했다. 이후 농심은 1981년 일본 도쿄에 현지 사무소를 개설하며 해외 수출 네트워크 구축을 본격화했다. 1996년에는 중국 상하이에 해외 공장을 처음으로 세웠고 중국 내 공장을 3개까지 늘린 후 2005년에는 LA 공장을 지었다.
농심은 현지 유통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판매를 확대하는 전략을 펼쳤다.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와 직거래 계약을 체결해 미국 3600개의 월마트 매장에 라면을 공급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영국의 테스코와 모리슨, 스위스의 미그로스 등과 협력해 라면을 판매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그룹의 쇼핑몰 타오바오와 직영 판매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아메리칸항공 기내식으로도 라면을 공급하고 있다.
신라면이 세계 각국에서 팔리며 올 상반기 농심은 사상 최대의 해외 실적을 올렸다. 매출은 2억45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1% 늘었다. 이 중 신라면으로 벌어들인 매출은 1억1000만달러로 전체의 44.8%에 이른다. 올해 예상 매출은 작년보다 23% 많은 5억6000만달러다.
농심은 올해 초 식품업계에선 처음으로 수출 100개국을 돌파하자는 글로벌 경영 목표를 세우고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농심은 지난 1월 호주 시드니에 판매법인을 신설하고 호주와 뉴질랜드, 파푸아뉴기니, 피지 등 남태평양 시장 개척을 본격화하고 있다. 5월부터 판매를 시작해 5~6월 2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는 평가다.
본사 내에 별도의 해외시장 개척팀을 조직해 영업망 확충에도 힘을 쏟고 있다. 성장잠재력이 큰 지역의 수출을 시작하는 등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농심은 북부 아프리카 니제르에 수출을 시작해 케냐,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기존 진출국과 함께 아프리카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인도 나이지리아 등과도 수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슬람 국가로도 신라면을 수출하고 있다. 농심은 2011년 4월 부산 공장에 할랄 전용 생산라인을 별도로 준공하고 ‘할랄신라면’을 출시해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9개 이슬람 국가에 수출하고 있다. 이슬람 최대 명절인 ‘라마단’ 기간 전후 연중 최대 소비가 일어나는 무슬림의 식문화를 겨냥한 맞춤식 전략을 통해 판매를 늘리고 있다.
농심은 중국 미국 일본 등 기존 진출 지역에서도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올해 초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라면을 먹는 모습이 방영되며 신라면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다. 올 상반기 91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대비 40% 성장했다.
스낵 시장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새우깡, 양파링, 꿀꽈배기, 자갈치 등 국내에서 스테디 셀러로 자리 잡은 스낵 브랜드들은 해외 시장에서도 판매를 늘려가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감자 재배 농가의 소득 수준 향상을 위해 국산 수미감자로 만든 수미칩과 입친구를 출시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수미칩과 입친구의 수출이 본격 시작되면 글로벌 감자스낵 시장에서도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농심은 보고 있다.
농심은 라면과 스낵에 이어 생수를 미래 100년 성장을 책임질 전략사업으로 정했다. 창립 이후 최대 규모인 2000억원을 투자해 백두산 주변 마을인 중국 얼다오바이허에 백산수 신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수원지인 백두산 내두천을 원수(原水)로 세계 최고의 생수 브랜드를 육성하겠다는 목표다. 지난 50여년간 신라면으로 닦아놓은 글로벌 유통망을 적극 활용해 프랑스 에비앙에 대적하는 글로벌 생수 브랜드를 탄생시킬 수 있을 것으로 농심은 기대하고 있다.
농심의 해외 사업은 ‘한국의 맛 그대로를 세계에 심는다’라는 슬로건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박준 농심 사장은 “1970년대 라면 수출을 처음 시작한 이후 농심은 호랑이와 같은 예리한 안목으로 전략을 세우고 소처럼 꾸준히 걷는 ‘호시우보(虎視牛步)’의 자세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국가별로 특화된 마케팅을 펼쳐 현재 회사 매출의 20% 수준인 해외 매출을 절반 수준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