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금융감독원장으로부터 중징계 결정을 받은 임영록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에 대해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김 의원은 4일 논평을 통해 "두 달 이상 제재 절차를 지연해 KB 금융지주와 은행을 유례없는 혼란 속으로 몰아넣었던 것은 유감이지만, 최수현 금감원장이 당초 예고했던대로 중징계 결정을 내려 이 혼란을 정리한 것은 다행"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내 1위 금융회사였던 KB는 최근 몇 달간 회장과 행장의 갈등으로 경영 공백 상태에 빠졌으며 실적도 눈에 띄게 악화된 상태"라며 "이런 점에서 이건호 행장은 본인의 거취를 이사회에 맡기겠다 했으니 이번 결정을 반영해 거취를 정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임영록 회장 또한 더 이상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금융위 최종 결정 전에라도 즉각 사퇴해야 할 것"이라며 "그것이 조직 전체를 망쳐 놓은 수장이 조직과 구성원들을 위해 수장으로서 해야 할 마지막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제 최종 결정은 금융위로 넘어갔고, 금감원 제재심의 단계에서 빚어진 불미스러운 로비 문제와 모피아의 제식구 감싸기가 또 다시 반복돼 재차 혼란을 빚는 일은 있어서는 안된다"며 "그간의 의혹을 불식하고 엄정한 결정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한편 최수현 금감원장은 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 문제와 관련해 임 회장과 이건호 행장에 대한 중징계를 결정했다.

최수현 금감원장은 앞서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가 결정한 임 회장과 이 행장에 대한 경징계 결정을 거부하고,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경고' 결정을 이날 내렸다.

금감원은 두 사람에 대해 감독소홀 등의 이유로 중징계를 사전통보했으나, 지난달 21일 제재심의위원회에서는 경징계인 '주의적 경고'가 결정됐었다.

최 원장은 제재심의 결정을 거부하고, 중징계인 '문책경고'로 징계 수위를 높였다.

문책경고를 받으면 3년간 임원 및 준법감시인 선임자격이 제한된다. 다만 한 단계 위인 직무정지나 해임권고와 달리 당장 물러나야 한다는 강제규정은 없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