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의 대표 명절인 추석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추석은 일년 중 가장 풍요로운 계절인 가을에 맞이하는 명절인 만큼, 풍족한 음식과 함께 온 가족의 마음도 넉넉해지는 느낌이다. 그러나 ‘늘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이 무색하게 어떤 이들에게는 명절 후유증으로 인해 척추·관절 통증을 호소하게 되는 등 그리 달갑지만은 않은 시기이기도 하다.

◆명절 대목 만난 택배기사, 척추·관절 건강은 비상

명절이 마냥 즐겁지 않은 이유는? 쑤시고 아픈 관절, 척추 때문
추석, 설과 같은 대명절에는 평소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었던 지인들에게 마음을 담아 소정의 선물을 전달하곤 한다. 예전에는 직접 만나서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산간오지까지 배송이 가능한 택배 서비스를 많이 선호하는 편이다. 이 때문에 명절이 되면 택배기사의 하루 평균 노동시간은 15시간에 달할 정도로 택배 물량은 그 어느 때보다 많아지며, 연휴 기간에 맞춰 배송을 서두르다 보면 관절, 척추 등 근골격계 질환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

특히 배송물품을 운반하는 과정에서 가장 다치기 쉬운 부위는 허리다. 무거운 짐을 들고 단시간에 계단을 오르내리는 과정에서 허리가 삐끗하는 등 척추 주변의 근육 및 디스크 등의 연부조직이 순간적으로 손상될 수 있다. 그러나 쉴 틈 없이 다른 배송지로 바삐 이동해야 하는 택배기사들은 적절한 휴식이나 스트레칭을 하기가 어렵다. 이런 상황이 반복될 경우 척추가 불안정한 상태에 놓이게 되며, 자칫 허리디스크를 비롯한 척추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임양선 서울부민병원 척추센터 과장은 “택배 배송 시 허리에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휴대용 손수레 등 최대한 도구를 사용하여 운반하는 것이 좋으며, 무거운 짐을 들 때는 무릎을 구부려서 들어야 허리 부상을 최대한 방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만만찮은 명절 음식 준비, 주부 관절 상할라

명절 손님 맞이로 인해 가사 노동량이 급격히 늘어나는 주부들 또한 다가오는 추석이 마냥 좋을 수 만은 없다. ‘시월드’로 인한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물론, 무거운 장바구니, 많은 양의 음식 준비, 설거지, 청소 등 연휴 동안 편하게 누워 TV 한 번 제대로 보지 못하고 일만 하느라 안 아픈 뼈마디가 없을 정도다.

특히 재료를 손질하거나 전을 부치는 등 음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같은 자세로 오랫동안 쪼그려 앉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무릎 관절이 과도하게 구부러져 연골 손상의 위험이 높아진다. 더욱이 무릎의 퇴행성 변화가 급격히 진행되는 중년 주부들은 연골이 이미 얇아진 상태이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설거지, 청소 등의 가사일은 어깨나 팔꿈치를 과다하게 사용하게 만들며, 걸레나 행주를 짤 때 손목을 비트는 동작은 손목 신경과 인대를 상하게 할 수 있다.

이처럼 가사활동으로 인한 주부들의 관절 손상을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해서는, 되도록 식탁과 같은 작업대를 이용하는 것이 좋으며, 바닥에 앉아서 일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보조의자에 앉아 무릎 관절 과도하게 꺾이지 않도록 한다. 또한 30분에 한 번씩은 자리에서 일어나 스트레칭을 해줌으로써 몸의 근육을 이완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