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어 어렵지 않나요?” >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서울 효자동 무지개청소년센터를 방문해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다문화가정 ‘중도입국학
생’ 수업 교실을 찾아 격려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 “한국어 어렵지 않나요?” >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서울 효자동 무지개청소년센터를 방문해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다문화가정 ‘중도입국학 생’ 수업 교실을 찾아 격려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여덟 살 때인 2002년 모친과 함께 탈북해 중국을 거쳐 2007년 한국에 도착한 정모씨. 갖은 고초를 겪은 뒤에야 한국에 도착했지만 한글도 제대로 몰랐고 주변에선 도와주는 사람도 없었다. 이때 정씨에게 손을 내민 곳이 탈북 청소년들의 사회 적응을 돕는 무지개청소년센터였다. 정씨는 이곳에서 관공서, 대중교통 등 실생활 위주의 현장체험과 적성교육 등을 통해 한국 사회에 대한 적응력을 키워갔다. 정씨는 “무지개청소년센터 지원에 힘입어 열심히 공부한 끝에 대림대 호텔조리학과 진학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의 꿈은 국내 최고의 요리사가 되는 것이다.

서울 효자동에 있는 무지개청소년센터는 탈북·중도입국·다문화 등 이주배경청소년들의 사회 적응 및 학습 능력 향상을 위한 지원 기관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4일 이곳을 찾았다. 박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민족의 대명절인 추석을 맞아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적 배경으로 어려움을 겪는 탈북·다문화 청소년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박 대통령은 다문화 청소년을 위한 한국어 수업 등을 참관했고, 이 센터에서 교육받고 있는 청소년들과 간담회를 했다. 박 대통령은 정씨의 이야기를 듣고 “환경이 바뀌면 좌절하고 힘들 텐데 꿋꿋하게 이기면서 밝은 모습으로 지내는 것을 보니까 마음이 흐믓하다”며 “각자가 갖고 있는 꿈이 다르지만 그 꿈을 이뤄갈 수 있도록 열심히 응원하면서 뒷받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이주배경청소년들은 지난해 기준으로 7만8000여명에 달한다. 이들 중 상당수가 부모의 이혼으로 인한 가족 해체 및 사회 적응 실패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여가부의 설명이다. 다문화가정의 경우 전체 결혼 건수 대비 이혼 건수가 약 10%에 달한다. 이에 따라 무지개청소년센터는 청소년의 심리적 안정부터 생활·학습 능력 향상 등 사회에 적응하는 데 필요한 종합 지원을 하기 위해 2006년 문을 열었다.

무지개청소년센터는 당초 탈북 청소년을 위한 지원기관으로 출범했다. 2010년 여가부로 소관 부처가 이관된 뒤 2012년에 다문화 청소년까지 포함한 이주배경청소년 지원센터가 됐다. 무지개처럼 다양한 배경을 지니고 있는 청소년들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로 무지개청소년센터란 이름이 붙여졌다. 2012년 이후 4000여명의 이주배경청소년들이 이곳을 찾았다.

무지개청소년센터의 대표적인 공간은 ‘다톡다톡(多talk茶talk)’이다. ‘다(多)문화’ 청소년들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차(茶)’를 마시며 ‘속 깊은 이야기(talk)’를 마음껏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뜻이다. 지난해 9월 현대자동차그룹의 지원으로 문을 열었다. 이곳에선 이주배경청소년들이 차를 함께 마시는 공간을 넘어 바리스타 교육, 한국어 교육 등의 각종 수업이 이뤄진다. 이날 박 대통령과 청소년들과의 간담회도 이곳에서 열렸다.

脫北청년 "바리스타가 꿈…통일커피 드세요"
바리스타가 꿈이라는 한 탈북 청소년은 이날 ‘통일’이라고 적힌 커피(사진)를 즉석에서 만들어 박 대통령에게 전달하면서 “탈북 청소년의 염원을 담은 통일커피”라고 말해 웃음을 선사했다.

한국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이주배경청소년들 대상으로는 ‘레인보우스쿨’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강경민/정종태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