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각한 새누리 > 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가운데)와 이완구 원내대표(왼쪽), 이군현 사무총장이 4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기 전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 심각한 새누리 > 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가운데)와 이완구 원내대표(왼쪽), 이군현 사무총장이 4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기 전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6·4 지방선거와 7·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이후 여야는 일제히 ‘혁신’을 외쳤다. 재·보선에서 승리한 새누리당과 패배한 새정치민주연합 모두 국회의원 특권을 내려놓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국회는 지난 3일 송광호 새누리당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부결하면서 약속은 ‘공염불’이 됐다. 여야는 2012년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도 스스로 특권을 포기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켜진 것이 거의 없어 ‘셀프 개혁’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본지 1월18일자 A1면 참조

○특권 못 내려놓는 여야

말로만 혁신…국회의 여전한 '10대 거짓말'
국회의원에게 주어진 대표적인 권한은 면책특권(국회의원이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에 관해 국회 밖에서 책임을 지지 않는 것)과 불체포 특권(국회의원이 현행범이 아닌 한 회기 중 국회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않는 권리)이다.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은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면책특권 및 불체포 특권을 비롯한 ‘의원 특권’을 내려놓겠다는 취지의 ‘셀프개혁안’을 경쟁적으로 내놨지만 2년이 지난 현재까지 바뀐 게 없다.

면책특권과 관련, 지난해 막말과 허위 사실을 유포해 윤리특별위원회에 23건이 제소됐으나 심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공약을 안 지키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세비 30% 삭감 약속도 ‘없던 일’이 됐다. 19대 국회의원의 지난해 세비는 1억3796만원이었다. 18대 때보다 20% 늘어난 금액이다. 지난해 9월30일 활동이 끝난 국회 정치쇄신특별위원회에서는 세비 삭감에 대해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했다. 결국 올해 세비는 지난해 세비 수준으로 동결됐다.

기초의원 기초단체장 정당공천 폐지도 지난 6·4 지방선거와 7·30 재·보선을 거치며 흐지부지됐다. 새누리당이 앞서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를 백지화하자 새정치연합도 여론조사 등을 통해 기초선거 정당공천제를 무산시켰다. 국민참여경선 역시 법제화는커녕 여야 모두 공약을 깨버렸다.

○‘정치개혁’도 세월호에 밀려

여야가 꾸준히 제기한 각종 정치개혁도 세월호 싸움에 밀려 답보 상태다. 정치권은 국회의원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도입을 통한 지역구 200석·비례대표 100석 조정, 국회의원 비례대표 공천권 국민 환원, 선거 완전공영제 실시, 정당의 고액 특별당비 공개 등을 내놨다. 새누리당은 재·보선 후 3대 정치혁신안으로 ‘공천 개혁’을 내놓는 등 이른바 ‘보수 혁신’을 전면에 내걸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새정치연합은 재·보선 패배 후 비상대책위원회 명칭을 국민공감혁신위원회로 결정하고 ‘혁신’에 드라이브를 걸겠다고 했으나 ‘세월호’에 밀려 시작도 못하고 있다.

정쟁만 오가고 있다.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은 “현행 형사소송법과 국회법을 개정하지 않으면 체포동의안 부결은 계속될 것”이라며 의원 특권 관련 법 개정을 논의하자고 했다. 이에 대해 한정애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은 “송광호 의원 체포동의안을 조직적으로 부결시킨 새누리당이 일을 저질러 놓고 급조된 대책으로 면피하려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