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 부동산 대책’ 발표 후 부동산시장 회복 기대가 커지면서 공급 과잉 논란에 시달리던 세종시 주택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지난 3일 선보인 금성백조주택 ‘세종  예미지’는 1순위에서 마감됐다. ‘세종 예미지’ 모델하우스에 방문객이 몰려있다. 금성백조주택 제공
‘9·1 부동산 대책’ 발표 후 부동산시장 회복 기대가 커지면서 공급 과잉 논란에 시달리던 세종시 주택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지난 3일 선보인 금성백조주택 ‘세종 예미지’는 1순위에서 마감됐다. ‘세종 예미지’ 모델하우스에 방문객이 몰려있다. 금성백조주택 제공
공급 과잉에 시달리던 세종시 주택시장이 모처럼 웃었다. 새 아파트 공급은 쏟아지는 반면 유입 인구는 기대에 못 미쳐 매매·전세가가 동반 하락하는 와중에 청약 1순위 마감 아파트가 등장했다. 지난 3일 1순위 청약은 받은 ‘세종 예미지’가 주인공이다. 평형별 최고 경쟁률은 165 대 1에 달했다. 청약 1순위 자격 완화 등 수요 확대와 택지지구 지정 중단 등 공급 축소를 담은 ‘9·1 부동산 대책’의 영향이 작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청약 1순위 확대 등으로 향후 청약 경쟁률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 청약통장 가입자들이 입지 여건이 좋고 개발 기대감이 큰 지역을 중심으로 청약에 나서고 있다”며 “위례 동탄 등 공공택지에 나오는 아파트는 하반기에도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했다.

○3년 만에 최고 청약 경쟁률

모처럼 웃은 세종시…청약 1만명 몰렸다
4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세종시 새롬동 2-2생활권 ‘세종 예미지’는 387가구(일반공급 기준) 모집에 청약 1순위자만 1만1694명이 몰려 평균 30.2 대 1의 경쟁률로 12개 주택형이 모두 1순위에서 마감됐다. 2012년 국무총리실과 기획재정부 등 12개 기관 이전을 앞두고 세종시 주택시장 분위기가 달아오르던 2011년 11월 ‘세종 더샵 센트럴시티·레이크파크’(62.9 대 1) 이후 3년 만의 최고 경쟁률이다.

세종 예미지는 대형 평형인 전용면적 112㎡가 165 대 1로 경쟁이 가장 치열했다. 실수요자가 선호하는 전용 84㎡도 121 대 1을 기록했다. 세종시에 주소를 둔 전체 1순위자(9372명)의 30%를 웃도는 3100여명이 청약에 나섰다는 점에서 실수요자들의 움직임이 확인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창종 금성백조주택 전무는 “정부세종청사 중심상업지구 등과 가까워 ‘세종의 강남’으로 불릴 정도의 입지 여건에다 특별건축구역의 장점을 살린 특화된 디자인을 선보인 게 높은 경쟁률을 나타낸 이유로 보인다”고 말했다.

○낮은 이주율이 변수

세종시 주택 매매가와 전세가는 지난 3월 이후 6개월째 하락세다. 지난해 말보다 매매가는 평균 0.3% 떨어졌고, 전세가도 4.18% 내렸다. 새 아파트 입주가 잇따르는데 공무원 등 유입 인구는 크게 늘지 않고 있어서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입주 아파트가 1만가구 내외였던 세종시의 올해 입주 주택은 1만5000여가구에 이른다. 내년엔 1만6000여가구가 집들이를 한다. 하지만 2015년까지 이전하는 공무원 1만6000여명이 모두 세종시로 이사해도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을 채우기가 쉽지 않다. 가족과 함께 이사한 공무원 상당수도 대전 도안신도시 등에 둥지를 틀고 있다. 공무원뿐만 아니라 대전과 천안 등 인근 지역 인구를 끌어들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를 위해 백화점과 대형마트, 학교 등 기반시설을 확충해야 한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거주 인구가 늘어나지 않으면 새 아파트가 입주할 때마다 기존 주택시장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