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주가가 3일(현지시간) 급락해 하루 만에 시가총액 261억1000만달러(약 26조5600억원)가 허공으로 증발했다.

이날 뉴욕 나스닥 시장에서 애플 주가는 전날 종가보다 4.36달러(4.22%) 떨어진 98.9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약 7개월 만에 최대 낙폭이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5924억4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전날에 비해 261억1000만달러 줄었다.

신제품 출시에 대한 기대로 지난달 중순부터 상승세를 탔던 애플 주가는 그 이전 수준으로 낮아졌다. 미국에서 가장 값비싼 기업인 애플의 주가가 100달러를 밑돈 것은 지난달 20일 이후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신제품 출시와 유명인들의 누드 사진 해킹 문제가 맞물린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국제가전전시회(IFA) 개막을 앞두고 갤럭시노트4를 공개했다. 또 갤럭시노트4와 연동한 헤드셋과 스마트 손목시계인 기어S 등도 선보였다. 마켓워치는 “삼성전자가 공개한 신제품에 대한 반응이 긍정적으로 나오면서 애플의 주가에 악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최근 불거진 미국 연예인들의 애플 아이클라우드 사진 대량 유출사고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가들은 애플의 보안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이 앞으로 선보일 신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불신을 심어줬다고 판단했다. 퍼시픽크레스트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최근 주가가 너무 올랐다”며 “신제품을 공개한 후 추가적인 주가 하락이 예상돼 지금이 주식을 팔아야 할 때”라고 밝혔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