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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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그룹들이 화려한 퍼포먼스에 치중하고 있는 가운데 5인조 신인그룹 위너(강승윤 송민호 남태현 김진우 이승훈)는 ‘듣는 음악’을 앞세웠다. 그들의 선택은 적중했다. 위너는 데뷔 앨범 ‘2014 S/S’로 음원차트와 가요 프로그램 1위를 석권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갓 데뷔한 신인이지만, 위너는 Mnet 서바이벌 프로그램 ‘윈:후 이즈 넥스트(WIN:WHO IS NEXT)’를 통해 데뷔 전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1위에 오른 것에 대해 위너의 멤버 송민호는 “서바이벌에서 이겼을 때와 느낌이 또 다르다. 그땐 한 팀이 위너가 되면 다른 한 팀은 떨어지는 것이었기 때문에 이겨도 기쁨과 미안함이 교차했다. 하지만 가요 프로그램 1위는 마냥 기쁘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리더 강승윤은 ‘슈퍼스타K 시즌2’를 통해 먼저 대중에 이름을 알렸다. 여러 번의 서바이벌을 거친 그의 소감은 남다르다. “위너는 데뷔까지 극적인 상황에서 서바이벌을 치렀죠. 경쟁은 피할 수 없는 거잖아요. 자신의 능력을 항상 삶 속에서 증명해야만 하죠. 잔인할 수 있지만, 경쟁만큼 서로를 성장시키는 촉매제가 없는 것 같아요.”

YG엔터테인먼트에 소속한 위너는 기획사가 주도해 만드는 다른 아이돌 그룹과 달리 자작곡을 중심으로 앨범을 만들었다. 이는 자연스러운 결과였다.

“무조건 자작곡이 많아야 한다고 의도한 것은 아니었어요. 앨범을 준비하면서 여러 작곡가와 YG 내 프로듀서 형들의 곡을 많이 받았죠. 그런데도 우리 자작곡이 주로 실린 것은 우리가 만든 곡이 위너의 색과 잘 어울렸기 때문입니다.”

최근 보이그룹의 트렌드는 힙합의 랩과 화려한 댄스가 어우러진 음악이다. 하지만 양현석 YG 사장은 위너에 “힙합이 아니라 너희만의 무언가를 찾아봐라”고 주문했다. 때문에 위너는 힙합이나 퍼포먼스에 집착하지 않고, 자신들이 좋아하는 느낌을 따라갔다.

“보이그룹에 퍼포먼스는 절대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죠. 하지만 우리는 들려주고 싶은 음악, 잘 듣게 되는 음악에 집중하고 싶었어요. 우리가 느껴온 감정을 대중과 나눌 수 있으려면 퍼포먼스보다는 조금 더 잔잔한 음악을 하는 게 좋을 거라는 생각이었죠.”

위너는 데뷔 전부터 YG 선배들의 콘서트에 게스트로 함께하며 견문을 넓혔다. 빅뱅의 일본 돔투어와 투애니원의 월드투어를 함께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YG의 강점은 뭔가 훈련을 시킨다기보다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준다는 겁니다. 우리 스스로 성장할 수 있게끔 말이죠. 선배들과 공연을 함께하면서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었어요. 여러 지방을 돌면서 다양한 음악적 영감을 얻기도 합니다.”

위너는 이달부터 일본 프로모션에 나선다. 직접 일본의 문을 두드려 한류 열풍을 이어가는 것이 목표다. “두 나라를 오가는 게 힘들지 않느냐고요? 지금은 뭘 해도 날아갈 것처럼 좋아요.”

권석정 한경 텐아시아 기자 moribe@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