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석유회사인 BP가 2010년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고로 최대 180억달러(약 18조5000억원)가량의 벌금을 낼 전망이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국 연방지방법원은 “BP가 사고 발생에 중대한 과실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이는 미국 정부가 기업에 매긴 벌금 중 최대 규모다. 그 전에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모기지담보증권(MBS)을 부실 판매해 금융위기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지난 8월 미 정부와 합의한 166억5000만달러가 최대였다. BP는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BP가 안전위험에도 불구하고 비용을 줄이기 위해 여러 가지 조치를 했다”며 “그중 일부 결정은 안전기준과 크게 동떨어졌을 뿐 아니라 이미 알고 있는 위험을 의도적으로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고는 2010년 4월 멕시코만의 마콘도 유정에 설치한 시추선이 폭발하며 발생했다. 당시 3개월여간 420만배럴의 원유가 유출돼 멕시코만 바다를 오염시켰다.

WSJ는 당시 사고로 유출된 원유에 대해 BP가 어느 정도 책임이 있는지에 따라 최종 벌금 규모는 줄어들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유출된 원유 420만배럴 전부에 대해 BP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BP는 245만배럴만 책임이 있다며 맞서고 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