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후 유럽자금 몰려온다...유럽인이 좋아할 만한 종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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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급은 모든 재료에 우선한다'는 말은 주식시장에서 오랜 격언이다. 주가의 형성 원리도 일반 실물시장의 시세와 마찬가지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는 얘기다.
증시에서 수요와 공급은 단순히 주식을 사고 파는 투자자들로 볼 수 있지만, 좀 더 넓은 범위에선 증시에 유입되는 자금과 나가는 자금으로 대입해 볼 수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국내 최대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키로 결정했다. 시장의 예상을 모두 깬 '깜짝 인하' 카드였다.
증시전문가들은 "대체공휴일이 적용된 첫 추석 연휴 이후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의 경쟁적인 확장적 통화정책에 따른 글로벌 자금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 매수 시동 건 유럽계 자금…"추석 이후 외국인 순매수 레벨업 기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수급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KDB대우증권은 이달 초 분석보고서에서 "올해 들어서 외국인 순매수를 분석해 본 결과, 하반기 들어서 글로벌 경기 혹은 이익의 모멘텀(상승동력)에 민감한 액티브 외국인이 순매수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유럽의 저금리를 활용한 '유로 캐리 트레이드 자금'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우증권의 분석이다. 이들이 지난 7~8월 동안 순매수한 업종은 은행, 건설, 자동차, 전기가스, 유통 등이었고 화학, 조선, 기계, 서비스 등은 반대로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IBK투자증권은 지난 상반기 순유출을 지속해오던 영국계 자금의 순매수 전환을 예의주시했다.
이 증권사 김정현 마켓 애널리스트는 "지난 7월 말 기준으로 영국은 외국인 전체 보유액의 8.2%인 37조7000억 원 가량 상장 주식을 보유하고 있고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상장주식 보유국"이라며 "그간 경기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심한 자금 흐름을 보여왔던 영국계 자금이 올해 상반기 4조6000억 원 이상 순매도를 지속하다 최근 순유입으로 돌아섰다는 점은 분명히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대신증권 오승훈 시장전략팀장도 '9월 주식시장 전망'이란 분석보고서를 통해 유럽의 유동성 공급 등이 한국증시의 외국인 순매수를 강화시키는 힘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 팀장은 "이미 유럽계 자금의 이동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유럽계 펀드 비중이 높은 'Asia ex japan' 펀드로 자금유입이 확대되는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도 7월 유럽계 자금이 순매수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유럽의 유동성 공급이 개시되면서 유럽계 자금의 유입은 갈수록 강화될 것이라는 게 오 팀장의 시각이다. 그는 따라서 "9월 추석 연휴 이후에는 수출주로 업종 확산이 필요하다"며 "유동성 공급 효과에 따라 가격 메리트가 부각될 수 있고, 연말까지 정부정책과 유럽발(發) 유동성이 증시 상승을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 유럽인이 좋아할 만한 국내 주식은 무엇일까
여기에 추석 연휴를 앞두고 ECB의 추가 경기 부양책이 실시됐다. 국내 증시 유럽계 자금 유입이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미국과 아시아, 중동계 자금이 가장 많은 순매수를 기록해 왔기 때문에 9월부터 유럽계 자금까지 유입될 경우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이전보다 한층 '레벨 업'될 것이란 전망이다.
하나대투증권 이재만 주식전략팀 연구위원은 "2010년 이후 ECB의 통화확대정책이 실행됐던 국면을 살펴보면 캐리트레이드가 늘어나면서 신흥국 증시로 자금이 유입됐다는 특징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2010년 5월 ECB의 국채매입 프로그램 발표 이후(2010년 6월과 7월 각각 1660억 원, 8080억 원 순매수), 2011년 12월과 2012년 2월 저금리 장기대출프로그램(LTRO) 실행 국면(2012년 1~3월 2조9400억 원 순매수)에서 유럽계 자금이 국내 주식을 순매수했다는 것.
이 연구위원은 "ECB의 추가적인 통화확대정책 실행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유럽계 자금 유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면서 "실제로 지난 6월 ECB의 정책금리 인하 이후 유럽계 자금은 국내 증시에서 7700억 원을 순매수했다"고 전했다.
그는 '유럽인이 좋아할 만한 주식'으로 호텔신라, 메리츠종금증권, 삼성SDI, 삼성증권, 녹십자, 한화, 경방, 대덕GDS 등 8곳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이 연구위원은 "2010년 이후 국내 증시에서 월간 기준으로 유럽계 자금이 순매수했던 횟수는 32번"이라며 "이 중 미국계 자금은 순매도, 유럽계 자금의 순매수 횟수는 10번인데 두 국면에서 외국인 순매수 확률이 동시에 70%를 웃도는 종목은 유럽계 자금의 관심을 많이 받았던 종목군으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형주와 중형주 300곳 중 해당 종목군 확률이 80%에 육박하는 종목은 호텔신라, 메리츠종금증권이다. 또한 외국인 시가총액(주식을 시가로 표시한 총액) 비중 고점과 현재 차이가 큰 종목은 삼성SDI, 삼성증권, 녹십자.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인 곳으로 한화, 경방, 대덕GDS가 꼽혔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
증시에서 수요와 공급은 단순히 주식을 사고 파는 투자자들로 볼 수 있지만, 좀 더 넓은 범위에선 증시에 유입되는 자금과 나가는 자금으로 대입해 볼 수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국내 최대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키로 결정했다. 시장의 예상을 모두 깬 '깜짝 인하' 카드였다.
증시전문가들은 "대체공휴일이 적용된 첫 추석 연휴 이후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의 경쟁적인 확장적 통화정책에 따른 글로벌 자금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 매수 시동 건 유럽계 자금…"추석 이후 외국인 순매수 레벨업 기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수급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KDB대우증권은 이달 초 분석보고서에서 "올해 들어서 외국인 순매수를 분석해 본 결과, 하반기 들어서 글로벌 경기 혹은 이익의 모멘텀(상승동력)에 민감한 액티브 외국인이 순매수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유럽의 저금리를 활용한 '유로 캐리 트레이드 자금'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우증권의 분석이다. 이들이 지난 7~8월 동안 순매수한 업종은 은행, 건설, 자동차, 전기가스, 유통 등이었고 화학, 조선, 기계, 서비스 등은 반대로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IBK투자증권은 지난 상반기 순유출을 지속해오던 영국계 자금의 순매수 전환을 예의주시했다.
이 증권사 김정현 마켓 애널리스트는 "지난 7월 말 기준으로 영국은 외국인 전체 보유액의 8.2%인 37조7000억 원 가량 상장 주식을 보유하고 있고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상장주식 보유국"이라며 "그간 경기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심한 자금 흐름을 보여왔던 영국계 자금이 올해 상반기 4조6000억 원 이상 순매도를 지속하다 최근 순유입으로 돌아섰다는 점은 분명히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대신증권 오승훈 시장전략팀장도 '9월 주식시장 전망'이란 분석보고서를 통해 유럽의 유동성 공급 등이 한국증시의 외국인 순매수를 강화시키는 힘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 팀장은 "이미 유럽계 자금의 이동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유럽계 펀드 비중이 높은 'Asia ex japan' 펀드로 자금유입이 확대되는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도 7월 유럽계 자금이 순매수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유럽의 유동성 공급이 개시되면서 유럽계 자금의 유입은 갈수록 강화될 것이라는 게 오 팀장의 시각이다. 그는 따라서 "9월 추석 연휴 이후에는 수출주로 업종 확산이 필요하다"며 "유동성 공급 효과에 따라 가격 메리트가 부각될 수 있고, 연말까지 정부정책과 유럽발(發) 유동성이 증시 상승을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 유럽인이 좋아할 만한 국내 주식은 무엇일까
여기에 추석 연휴를 앞두고 ECB의 추가 경기 부양책이 실시됐다. 국내 증시 유럽계 자금 유입이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미국과 아시아, 중동계 자금이 가장 많은 순매수를 기록해 왔기 때문에 9월부터 유럽계 자금까지 유입될 경우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이전보다 한층 '레벨 업'될 것이란 전망이다.
하나대투증권 이재만 주식전략팀 연구위원은 "2010년 이후 ECB의 통화확대정책이 실행됐던 국면을 살펴보면 캐리트레이드가 늘어나면서 신흥국 증시로 자금이 유입됐다는 특징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2010년 5월 ECB의 국채매입 프로그램 발표 이후(2010년 6월과 7월 각각 1660억 원, 8080억 원 순매수), 2011년 12월과 2012년 2월 저금리 장기대출프로그램(LTRO) 실행 국면(2012년 1~3월 2조9400억 원 순매수)에서 유럽계 자금이 국내 주식을 순매수했다는 것.
이 연구위원은 "ECB의 추가적인 통화확대정책 실행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유럽계 자금 유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면서 "실제로 지난 6월 ECB의 정책금리 인하 이후 유럽계 자금은 국내 증시에서 7700억 원을 순매수했다"고 전했다.
그는 '유럽인이 좋아할 만한 주식'으로 호텔신라, 메리츠종금증권, 삼성SDI, 삼성증권, 녹십자, 한화, 경방, 대덕GDS 등 8곳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이 연구위원은 "2010년 이후 국내 증시에서 월간 기준으로 유럽계 자금이 순매수했던 횟수는 32번"이라며 "이 중 미국계 자금은 순매도, 유럽계 자금의 순매수 횟수는 10번인데 두 국면에서 외국인 순매수 확률이 동시에 70%를 웃도는 종목은 유럽계 자금의 관심을 많이 받았던 종목군으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형주와 중형주 300곳 중 해당 종목군 확률이 80%에 육박하는 종목은 호텔신라, 메리츠종금증권이다. 또한 외국인 시가총액(주식을 시가로 표시한 총액) 비중 고점과 현재 차이가 큰 종목은 삼성SDI, 삼성증권, 녹십자.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인 곳으로 한화, 경방, 대덕GDS가 꼽혔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