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우울한 실적전망 쏟아져도…'반전 실적'株 기대해 볼까
이달 말로 끝나는 기업의 3분기 실적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다. 시가총액이 가장 큰 삼성전자의 이익 전망치가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된 데 따른 영향이다. 전문가들은 내수주를 중심으로 실적 반전이 일어날 종목이 적지 않은 만큼 ‘선택과 집중’에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익 전망치 석 달 새 11%↓

올 상반기만 해도 여름 이후 기업이익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컸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199개사의 3분기 영업이익은 32조2340억원으로 추정됐다. 36조2396억원이었던 석 달 전에 비해 11% 하향 조정된 수치다.

지난 7월 이후 삼성전자의 이익 추정치가 빠른 속도로 떨어지면서 전체 전망치를 갉아먹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삼성전자가 속한 정보기술(IT)업종 16개 종목의 영업이익 예상치는 두 달 새 11조3670억원에서 9조4977억원으로 16.4% 줄었다. 정유 등 에너지 업종의 이익 전망치도 같은 기간 23.9% 하향 조정됐다.

이대상 대신증권 연구원은 “철강·비철금속을 제외한 주요 수출주들의 이익 전망이 계속 낮춰지고, 개선 여지가 클 것으로 여겨졌던 소재·산업재 역시 조선·기계를 중심으로 실적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며 “3분기 실적발표 시즌의 분위기가 2분기보다 좋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엔터·유통 턴어라운드 주목

2분기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된 종목은 수급이 몰리면서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3분기에도 내수 관련주들은 턴어라운드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한 종목 중 3분기 들어 증가세로 돌아설 종목은 모두 22개인 것으로 집계됐다.

증권주들의 이익 개선세도 기대할 만하다. 증시 거래량이 살아나면서 수년간의 부진을 조금씩 털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증권은 3분기 영업이익이 62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5% 급증할 것으로 추정됐다. 우리투자증권도 전년 동기 대비 175% 늘어난 451억원의 영업이익을 벌어들일 것으로 전망됐다.

CJ CGV(전년 동기 대비 34.5%) 파라다이스(10%) 게임빌(233%) 등 성수기를 맞은 엔터테인먼트 관련주들의 이익 반등폭도 클 것으로 보인다. KTLG유플러스 등 통신주와 롯데쇼핑 이마트 GS홈쇼핑 등 유통주의 영업이익도 소폭이기는 하지만 감소세를 벗어날 전망이다.

◆IT 부품株·지주사도 대안

IT업종 내에서도 일부 부품주는 바닥 국면에서 기사회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2분기 간신히 흑자전환에 성공한 삼성SDI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69% 늘어난 787억원으로 추정됐다. 소형 전지사업의 수익성 개선과 중대형 전지 부문의 적자폭 축소가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디스플레이·반도체 장비업체인 에스에프에이와 LED(발광다이오드) 관련주 루멘스도 3분기 이익 증가가 예상되는 종목이다.

개별 상장사들의 실적 부침이 심하겠지만 LG·SK·LS 등 주요 지주사들의 영업이익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대안으로 삼을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