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이후 문을 여는 국내 증시는 우호적인 유동성에 힘입어 상승 시도를 이어갈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지난주 유럽중앙은행(ECB)은 '깜짝 금리인하'와 양적 완화정책을 발표하며 한국 증시에 대한 자금 유입 가능성을 높였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직전 주보다 0.95% 떨어졌다. 연휴와 글로벌 이벤트 등을 앞두고 투자자들의 관망 심리가 짙어졌기 때문이다.

이번주 코스피지수는 글로벌 유동성의 증시 유입 기대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아람 NH농협증권 연구원은 "ECB 통화완화 정책으로 유동성 장세 기대가 높아졌다" 며 "국내 증시로 추가 유입되는 유럽계 자금은 주식시장의 상승 동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진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양적완화 종료와 유동성 축소 과정에 대한 경계감이 있지만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구원투수로 나섰다" 며 "글로벌 유동성이 증시에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주 눈여겨봐야 할 이벤트로 연휴 직후 있을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을 꼽았다. 수급 측면에서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만기일 변수가 별다른 잡음을 만들어내지 않은 점이 우려스럽다" 며 "외국인이 더 이상 비차익 매수에 나서지 않고 기관이 쌓아왔던 차익잔고 청산에 나설 경우 충격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번 만기일에 따른 수급 부담이 우려만큼 크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연휴 전 상당 부분 매물 소화과정이 진행됐다는 판단에서다.

김진영 연구원은 "지난 7월 이후 누적된 차익잔고물량의 주요 주체인 금융투자가 9월 첫 주 동안 4700억 원이 넘는 비차익 순매도를 기록했다" 며 "일정 부분 매물 소화 과정이 진행된 상황을 감안하면 연휴 이후 코스피지수가 수급 부담을 떨쳐낼 것"으로 예상했다.

대외 변수가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내수주의 강세가 연장될 가능성이 커 당분간 내수주 중심으로 비중을 확대할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김 연구원은 "정부 정책에 따른 내수업종의 실적 개선 양상과 중국 인바운드 수요 확대 등 내수주 강세 요인이 유효하다" 며 "내수주가 많은 고배당 종목군의 경우 장기투자자금 유입에 따른 수급 안정성이 기대돼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희진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