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새로 선보인 아이폰6의 크기 비교=애플 홈페이지 캡처]
[애플이 새로 선보인 아이폰6의 크기 비교=애플 홈페이지 캡처]
2014년 청마의 해 두 번째로 큰 보름달인 ‘준슈퍼문’이 뜬 다음날 9월 9일 오전 미국 애플사가 샌프란시스코 디 앤자 칼리지 내 공연시설인 플린트센터에서 자사 스마트폰인 아이폰의 새 모델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의 베일을 확 벗겼습니다.

아이폰6는 화면의 대각선 길이가 4.7인치, 아이폰6 플러스는 5.5인치로 매우 커진 게 가장 큰 특징으로 꼽힙니다.

새 모델을 처음 대한 순간, 아이폰4 (3.5인치)와 아이폰5 (4인치)를 각각 2년 씩, 4년 정도 쓴 사용자의 머릿속에 처음 연상된 이미지는 이렇습니다. “(폭설로) 차가 엄청 커졌어요! (아이폰이 어른폰으로?)”
[아이폰5로 찍은 2013년 입춘대설에 눈덮힌 차]
[아이폰5로 찍은 2013년 입춘대설에 눈덮힌 차]
이처럼 화면이 확장한 아이폰6는 애플의 새 선장 팀 쿡 회장이 3년 전 세상을 뜬 창업자 ‘스티브 잡스 회장의 고집 또는 흔적’을 완전히 지운 제품으로 여겨집니다. 이런 점이 시장에서 앞으로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지든 상관없이 말이지요.

스티브 잡스는 생전 자신 분신인 아이폰 신제품 시리즈에서 ‘3.5인치, 3 대 2 화면 비율의 기본 베이스를 지키며 “그 게 바로 아이폰!”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사후 후계자인 팀 쿡은 2012년 아이폰5에서 이 비율을 깨고 4인치, 16 대 9 화면을 선보인데 이어 이번에 화면을 더 키웠습니다. 관련 업계는 이에 대해, 삼성전자가 이른바 패블릿 제품을 통해 시장을 연 대화면폰이 대세라고 팀 쿡이 인정한 대목이라고 분석합니다.

개인적으로 아이폰6플러스의 경우 화면을 왕창 키운 김에 ‘디지털 펜’까지 추가했으면 어떨까 하는 느낌입니다. 개인적 느낌 하나 더 추가 (원 모어 씽)한다면 노안이 심화하는 상황인지라 화면 커진 아이폰에 시선이 쏠리는 것도 사실이고요.

사정이 이런데도 불구하고 대형화면을 특징으로 한 아이폰6 버전들에 대해 시장은 앞으로 어떤 반응을 보일지 여부가 주목받습니다.

일단은 기존의 제품과 같은 디자인으로 크기만을 지나치게 강조한 탓인 지 인터넷에 전송된 관련 기사의 댓글에서 네티즌들은 긍정적인 반응 보다 부정적인 견해를 더 많이 나타내는 실정입니다.

이 같은 여론은 삼성전자로서도 달갑지 않을 요소란 업계의 평가도 따릅니다. 이는 아이폰6가 기능적, 기술적, 디자인적으로 혁신을 지속하는 프리미엄폰 이미지를 묽게 할 수 있다는 지적에서 인데요.
이 경우 자칫 오디너리폰, n분의 1폰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다는 얘깁니다. 궁긍적으로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4 엣지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아무튼 이날 발표된 아이폰6 버전들은 ‘그동안의 소문’과 ‘한국이 1차 출시국이 아니다’는 점을 빼고선 변화의 폭이 상당합니다. 이날 발표 내용을 정리합니다.

신제품 아이폰의 화면 크기는 그간 돌던 루머와 똑같은 크기로 커졌습니다. 아이폰6의 화면 크기는 대각선 길이 기준으로 4.7 인치, 해상도는 1334×750이고 픽셀 밀도는 326ppi (인치당 픽셀).

아이폰6플러스는 5.5인치, 해상도는 1920×1080로 소위 풀HD이며 픽셀 밀도는 401ppi. 두 제품은 지금까지 나온 아이폰 중 가장 두께가 얇습니다. 아이폰 6의 두께는 6.9mm, 아이폰 6 플러스의 두께는 7.1mm. 아이폰5S는 두께가 7.6mm였지요.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의 후면 카메라는 약간 돌출된 형태로 돼 있으며 광학적 이미지 안정화 (OIS) 기능이 포함됐습니다.

애플이 설계한 A8프로세서를 탑재했고요. 애플은 “A8프로세서의 경우 앞선 모델인 아이폰5S의 A7보다 연산능력은 25%, 그래픽성능은 50% 빠르다”고 설명했습니다.

두 제품은 VoLTE, 즉 LTE를 통한 고음질 음성통화를 지원하고 와이파이 모드에 802.11ac가 추가됐다고 합니다.

가격은 미국 이동통신사에서 2년 약정을 하는 경우를 기준으로 아이폰6의 16GB 모델은 199 달러, 64GB 모델은 299달러, 128GB 모델은 399달러. 아이폰6플러스는 16GB 모델이 299달러, 64GB가 399달러, 128GB는 499 달러로 정해졌습니다.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프랑스, 독일, 홍콩, 일본, 푸에르토리코, 싱가포르에서 9월 19일 처음 출시됩니다. 한국은 이번에도 1차 출시국 명단에서 빠졌습니다. LG유플러스는 이번에 처음 아이폰 판매 회사로 이름을 올려 7년 숙원을 풀었네요.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