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9월10일 오후 1시36분

금융투자협회가 신용평가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기업 입맛대로 신용평가회사를 골라 등급을 받는 이른바 ‘등급쇼핑’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자 객관성과 공공성을 갖춘 기관에서 신용평가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투협은 최근 신용평가사업 진출 타당성에 대해 내부 검토에 착수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금투협이 신용평가사업 진출 타당성을 살펴보기 위해 자회사 설립 등 진출 방법과 금융위원회 인가 요건 등에 대한 사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투협이 신용평가사업에 진출하려는 것은 논란이 된 신용등급 조작 사태가 기업과 신용평가사 간 ‘갑을 관계’에서 비롯됐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편으론 1985년 회사채 신용평가제도가 도입된 이후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3사가 신용평가시장을 33%씩 안분해온 점도 원인을 제공했다는 지적이다. 과점체제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기업들과 유착관계가 형성됐고 ‘신용등급 장사’를 하게 됐다는 것이다.

금투협이 신용평가사업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서는 금융위원회가 대주주 출자능력, 신용평가사 투자자 및 발행인과 이해상충 방지 체계 등을 갖췄는지 심사해 신용평가업 인가를 해주도록 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투협은 채권 운용과 판매를 하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이 회원으로 있기 때문에 회원으로부터 독립성이 지켜질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를 따져봐야 한다”면서 “정부로부터도 독립성을 지킬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