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 경북지사는 “‘이스탄불 인(in) 경주’는 천년 고도 경주에서 동서문화가 만나는 터키 문화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행사”라고 소개했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김관용 경북지사는 “‘이스탄불 인(in) 경주’는 천년 고도 경주에서 동서문화가 만나는 터키 문화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행사”라고 소개했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터키 이스탄불은 유럽을 대표하는 역사와 문화의 도시로 연간 1100만명이 찾는 여행지입니다. 이런 이스탄불이 첫 번째 대규모 해외문화 축제 장소로 경북 경주를 선택했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관용 경북지사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12일부터 22일까지 경주에서 열리는 ‘이스탄불 인(in) 경주’ 행사의 한국 측 총책임자다.

김 지사는 “올해 행사는 지난해 경북도와 경주시가 이스탄불시에서 개최한 ‘이스탄불-경주 세계문화엑스포’의 답방 형식”이라며 “성공적인 축제 현장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 이스탄불시가 이를 모델 삼아 신라의 천년고도인 경주에서 ‘터키 문화 축제’를 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8월31일부터 23일간 열린 이스탄불-경주 세계문화엑스포를 찾은 관람객은 487만명에 이른다. 그 덕분에 지난해 경북의 대(對) 터키 수출은 6억2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36%가량 증가했다는 게 김 지사의 설명이다.

올해 행사는 이스탄불시가 주최한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후원 자격으로 참여한다. 실제로 이스탄불시가 120억여원의 예산을 투입했고 문화예술인 300여명이 경주를 찾는다. 터키 문화 축제가 해외에서 열리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새로운 여정의 시작’이란 주제로 경주 황성공원과 경주 예술의전당,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 등에서 진행된다. 일부 행사는 서울과 부산에서 순회공연 형식으로 열린다. 모든 행사는 무료다.

주행사장인 황성공원에는 오스만제국 왕궁 ‘톱카프 궁전’의 정문을 본뜬 무대가 세워진다. 11일 동안 공연, 전시, 영화, 심포지엄 등 20개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세계 최고(最古) 군악대로 알려진 터키 메흐테르 군악대가 경주 시가지에서 퍼레이드와 공연을 펼친다. 터키 전통음악 공연, 무용극, 연극, 관악연주 등 상설 공연도 선보인다.

이스탄불의 역사, 문화, 음식, 예술, 관광, 축제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이스탄불 홍보관’도 마련된다. 이스탄불의 전통 시장인 ‘그랜드 바자르’도 황성공원에 그대로 펼쳐진다. ‘동서문명의 교차로’이자 ‘유럽의 문화수도’인 이스탄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행사가 이어진다. “이스탄불과 경주의 형제애(愛)를 세계에 보여주고 싶다”는 것이 카디르 톱바쉬 이스탄불시장의 각오다.

경북도와 경주시도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있다. 메흐테르 군악대 행진에는 한국의 전통 취타대가 보조를 맞추고 지난해 이스탄불에서 호평받은 김덕수 사물놀이 공연과 이영희 한복 패션쇼가 올해도 열린다.

경주시는 1998년부터 세계문화엑스포를 열고 있다. 2006년에는 캄보디아, 지난해엔 터키에서 경주 문화를 알렸다. 내년에는 경주에서 ‘2015 경주 실크로드 문화대축전’을 연다. 중국,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이란, 터키 등 실크로드 선상에 있는 국가를 초청해 이들과 문화 교류 행사를 만들겠다는 것. 김 지사는 “국내외에 우리 문화만 알리는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의 우수한 문화를 국내에 소개하면서 새로운 문화 트렌드를 선도하고자 한다”며 “한국 문화와 세계 문화가 만나 소통하고 이를 기반으로 신개념 문화를 만들어 진정한 창조경제를 실현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어 “실크로드 종착점으로서 경주의 정체성을 확립해 문화는 물론 경제적 교류로 이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