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 초청도 없이…해경의 '우울한 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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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설 61주년 맞은 해양경찰…조직해체 앞두고 뒤숭숭
유공자 표창도 않고…기념식은 20분간 조촐하게
"해상 수호 변함없다"지만 뚝 떨어진 사기…앞날 걱정
유공자 표창도 않고…기념식은 20분간 조촐하게
"해상 수호 변함없다"지만 뚝 떨어진 사기…앞날 걱정
10일 오후 2시 인천 송도국제도시 해양경찰청사. 정문에 들어서니 태극기와 해양경찰청 깃발만 펄럭일 뿐 조용했다. 대체휴일이라 최상환 차장과 일부 국·과장, 계장을 제외하고 다수의 직원이 출근하지 않았다. 김석균 해경청장은 이날도 본부를 비운 채 진도 세월호범대책본부에서 근무 중이다.
조용히 지나간 이날은 해양경찰청이 창설된 지 61주년이 되는 ‘해양경찰의 날’이다. 예년 같으면 대통령과 국회의원, 인천시장 등 VIP와 외빈들이 해양경찰의 노고를 치하하고 유공자 표창을 하는 생일 잔칫날이다. 지난해엔 박근혜 대통령이 60주년 행사에 참석, 해경의 노고를 치하했었다. 물론 해경은 이날이 추석연휴 마지막 날이라는 이유로 기념식을 12일로 연기하고 행사도 조촐하게 치르기로 했다. 해경 관계자는 “이번 기념식에는 VIP와 외빈을 초청하지 않고 유공자 표창도 없이 간소하게 20분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의 후폭풍으로 해경은 우울한 생일날을 맞게 된 것이다. 해경은 세월호 참사 때 승객 구조에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여론의 따가운 질타를 받았다. 게다가 세월호 구조 시 복수의 해경 관계자들이 허가가 나지 않은 바지선 운영업체에 구조 업무를 맡겼다는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 급기야 정부는 그 책임을 물어 해경 해체 방침을 밝힌 상태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해경은 신설 기관인 국가안전처의 해양안전본부로 편입될 전망이다.
해경은 조직 해체 발표 이후 매월 16일을 ‘해양안전의 날’로 정해 해양안전사고 대비 훈련을 실시하고 수색구조 능력, 특히 대규모 인명사고에 대비한 구조능력을 강화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한 간부는 “직원들이 동요도 하고 사기도 많이 떨어졌지만 몇 개월이 지난 지금은 조직 해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여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고 차분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다른 간부도 “해경은 세월호 참사 이후 통렬한 반성을 하고 있다”며 “조직 변화에 상관없이 해상안전 확보, 해상주권 수호 등 해경 본연의 기능에 변함없이 충실하겠다는 의지를 되새기고 있다”고 말했다.
해경 관계자들은 한목소리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창설 이후 최대 위기를 맞으며 땅에 떨어진 사기는 여전히 회복되지 않은 모습이다.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
조용히 지나간 이날은 해양경찰청이 창설된 지 61주년이 되는 ‘해양경찰의 날’이다. 예년 같으면 대통령과 국회의원, 인천시장 등 VIP와 외빈들이 해양경찰의 노고를 치하하고 유공자 표창을 하는 생일 잔칫날이다. 지난해엔 박근혜 대통령이 60주년 행사에 참석, 해경의 노고를 치하했었다. 물론 해경은 이날이 추석연휴 마지막 날이라는 이유로 기념식을 12일로 연기하고 행사도 조촐하게 치르기로 했다. 해경 관계자는 “이번 기념식에는 VIP와 외빈을 초청하지 않고 유공자 표창도 없이 간소하게 20분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의 후폭풍으로 해경은 우울한 생일날을 맞게 된 것이다. 해경은 세월호 참사 때 승객 구조에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여론의 따가운 질타를 받았다. 게다가 세월호 구조 시 복수의 해경 관계자들이 허가가 나지 않은 바지선 운영업체에 구조 업무를 맡겼다는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 급기야 정부는 그 책임을 물어 해경 해체 방침을 밝힌 상태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해경은 신설 기관인 국가안전처의 해양안전본부로 편입될 전망이다.
해경은 조직 해체 발표 이후 매월 16일을 ‘해양안전의 날’로 정해 해양안전사고 대비 훈련을 실시하고 수색구조 능력, 특히 대규모 인명사고에 대비한 구조능력을 강화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한 간부는 “직원들이 동요도 하고 사기도 많이 떨어졌지만 몇 개월이 지난 지금은 조직 해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여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고 차분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다른 간부도 “해경은 세월호 참사 이후 통렬한 반성을 하고 있다”며 “조직 변화에 상관없이 해상안전 확보, 해상주권 수호 등 해경 본연의 기능에 변함없이 충실하겠다는 의지를 되새기고 있다”고 말했다.
해경 관계자들은 한목소리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창설 이후 최대 위기를 맞으며 땅에 떨어진 사기는 여전히 회복되지 않은 모습이다.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