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아침] 추억속 달걀꾸러미
한 아이가 어르신으로부터 달걀꾸러미를 받아 들고 있다. 추석을 맞아 남산골한옥마을에서 열린 전통문화 체험행사의 한 장면이다. 요즘 달걀은 값싸지만 예전엔 추석 선물로 주고받을 만큼 귀했다고 한다. 지금으로 따지면 번듯한 선물세트 정도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달걀꾸러미에는 요즘 선물에서는 찾을 수 없는 무엇 하나가 들어 있었다. 그것은 짚을 꽈 꾸러미를 만드는 동안 스며든 사람의 체온이다. 그 꾸러미에다 집에서 키운 암탉이 낳은 달걀을 넣었으니 제 값어치 이상의 선물이었던 것이다. 요즘 명절엔 아이들에게 용돈을 주는 것으로 가족 모임이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다. 달걀꾸러미를 받고 행여나 깨질까 살며시 들고 가던 그 조심스러운 손길에 전해졌던 할아버지의 사랑을 어디서 다시 느낄 수 있을까.

글·사진=신경훈 편집위원 nicer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