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저가폰 위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올 2분기 전 세계에서 판매된 스마트폰 가운데 절반 이상이 대당 200달러 이하 저가폰인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저가폰 비중이 절반을 넘은 것은 분기 기준으로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세계 1위 스마트폰 업체로 올라선 삼성전자의 판매 전략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200弗이하 저가폰이 절반
10일 시장조사업체 IDC와 아이엠투자증권에 따르면 올 2분기 중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은 총 3억134만대다. 이 중 1억5670만대(52%)가 대당 200달러 이하 저가폰이었다. 대당 200~350달러인 중가폰 판매량도 5123만대(17%)로 중저가폰이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의 69%에 달했다. 반면 대당 350달러가 넘는 고가폰 판매량은 9341만대(31%)에 그쳤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200달러 이하 저가폰 비중은 2년 전(2012년 2분기) 29%, 1년 전(2013년 2분기) 42%에 이어 올 2분기 50% 벽을 넘어서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고가폰 비중은 2년 전 47%, 1년 전 39%에서 급격히 위축되는 추세다.

이 같은 변화는 고가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든 반면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중저가폰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샤오미 등 중국 업체는 물론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모토로라 등도 이런 시장 흐름을 읽고 앞다퉈 가격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세계 1위 스마트폰 업체인 삼성전자의 저가폰 시장 장악력은 급속히 떨어지고 있다. 올 2분기 삼성전자의 저가폰 시장 점유율은 13%로 2년 전 28%에 비해 반토막 났다. 고가폰 시장에선 2년 전 34%이던 점유율을 1년 전 42%로 끌어올린 데 이어 올 2분기에도 42% 점유율을 유지하며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