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공백' 대기업들, 위기관리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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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중' CJ·태광, 오너 일가-측근 호흡
'재판끝' SK·한화, 전문경영인 집단체제
'재판끝' SK·한화, 전문경영인 집단체제
오너 부재 기간이 길어지고 있는 일부 대기업이 경영 공백을 막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룹 총수의 최종 재판을 앞두고 있는 CJ와 태광은 오너 일가와 전문경영인 간 투톱 체제로 개편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반면 오너 재판이 끝난 SK와 한화는 전문경영인들로 짜여진 집단지도 체제를 확대하며 비상경영 체제의 고삐를 죄고 있다. 삼성처럼 3세 오너 경영자들이 보폭을 넓히고 있는 곳도 있다.
배임과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현 회장의 항소심 선고 공판(12일)을 앞둔 CJ는 초비상이다. 신장이식 수술을 받아 구속집행정지 중인 이 회장의 건강이 극도로 악화돼 있어 이번 선고에 쏠린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CJ는 이 회장이 구속된 작년 7월 오너 일가와 핵심 계열사 전문경영인 등 총 5명으로 구성한 ‘그룹경영위원회’를 설치한 뒤 올 들어 4인 체제로 개편했다. 이 회장의 외삼촌인 손경식 회장이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이 회장의 누나인 이미경 부회장과 이채욱 CJ대한통운 부회장, 김철하 CJ제일제당 사장 등이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핵심 의사결정권자인 이 회장이 빠진 상황에서 오너 부재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CJ그룹 관계자는 “그룹경영위원회는 계열사별로 중요한 현안이 있을 때 비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이 2년 전 투자를 결정한 영화 ‘명량’이 17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모으며 ‘빅히트’를 쳤지만, 이 회장의 구속 이후 대규모 투자는 중단된 상태다.
태광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진용을 새로 짰다. 2011년 횡령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처외삼촌인 심재혁 부회장이 그룹 경영을 총괄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4월 이 전 회장의 측근인 진헌진 전 티브로드 대표가 티브로드 경영고문으로 복귀했다. 이후 흥국생명과 흥국화재 등 주요 계열사의 CEO가 교체됐다. 이 전 회장 재판이 대법원에 계류 중인 가운데 오너 일가와 전문경영인 간 역할을 조정했다는 평가다.
총수들의 최종 재판이 끝난 SK와 한화는 전문경영인을 중용하고 있다. 한화는 김승연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작년 4월 비상경영위원회를 만든 데 이어 1년 만에 구성원 수를 4명에서 5명으로 늘렸다. 지난 4월 홍기준 한화케미칼 부회장 대신 방한홍 한화케미칼 사장과 김창범 한화첨단소재 사장을 투입했다.
앞서 지난 1월 SK는 최태원 회장의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설치한 수펙스추구협의회를 확대했다. 기존 6개 위원회에 정보통신기술(ICT) 위원회를 새로 만들면서 임형규 SK 부회장을 그룹의 ICT 기술성장총괄로 선임했다. 집단지도 체제를 통해 각종 현안을 처리하고 있지만 대규모 투자 등 굵직한 사안은 결정을 늦추고 있다. 일각에서는 총수 공백이 장기화되면 미래 수익원을 확보하는 데 적지 않은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일부 대기업이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하며 오너 경영 공백에 대응하고 있지만 대규모 투자 같은 주요 의사결정이 늦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인설/임현우/정지은 기자 surisuri@hankyung.com
배임과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현 회장의 항소심 선고 공판(12일)을 앞둔 CJ는 초비상이다. 신장이식 수술을 받아 구속집행정지 중인 이 회장의 건강이 극도로 악화돼 있어 이번 선고에 쏠린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CJ는 이 회장이 구속된 작년 7월 오너 일가와 핵심 계열사 전문경영인 등 총 5명으로 구성한 ‘그룹경영위원회’를 설치한 뒤 올 들어 4인 체제로 개편했다. 이 회장의 외삼촌인 손경식 회장이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이 회장의 누나인 이미경 부회장과 이채욱 CJ대한통운 부회장, 김철하 CJ제일제당 사장 등이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핵심 의사결정권자인 이 회장이 빠진 상황에서 오너 부재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CJ그룹 관계자는 “그룹경영위원회는 계열사별로 중요한 현안이 있을 때 비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이 2년 전 투자를 결정한 영화 ‘명량’이 17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모으며 ‘빅히트’를 쳤지만, 이 회장의 구속 이후 대규모 투자는 중단된 상태다.
태광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진용을 새로 짰다. 2011년 횡령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처외삼촌인 심재혁 부회장이 그룹 경영을 총괄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4월 이 전 회장의 측근인 진헌진 전 티브로드 대표가 티브로드 경영고문으로 복귀했다. 이후 흥국생명과 흥국화재 등 주요 계열사의 CEO가 교체됐다. 이 전 회장 재판이 대법원에 계류 중인 가운데 오너 일가와 전문경영인 간 역할을 조정했다는 평가다.
총수들의 최종 재판이 끝난 SK와 한화는 전문경영인을 중용하고 있다. 한화는 김승연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작년 4월 비상경영위원회를 만든 데 이어 1년 만에 구성원 수를 4명에서 5명으로 늘렸다. 지난 4월 홍기준 한화케미칼 부회장 대신 방한홍 한화케미칼 사장과 김창범 한화첨단소재 사장을 투입했다.
앞서 지난 1월 SK는 최태원 회장의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설치한 수펙스추구협의회를 확대했다. 기존 6개 위원회에 정보통신기술(ICT) 위원회를 새로 만들면서 임형규 SK 부회장을 그룹의 ICT 기술성장총괄로 선임했다. 집단지도 체제를 통해 각종 현안을 처리하고 있지만 대규모 투자 등 굵직한 사안은 결정을 늦추고 있다. 일각에서는 총수 공백이 장기화되면 미래 수익원을 확보하는 데 적지 않은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일부 대기업이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하며 오너 경영 공백에 대응하고 있지만 대규모 투자 같은 주요 의사결정이 늦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인설/임현우/정지은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