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오르는 담뱃값…직격탄 맞은 KT&G ↓
정부가 담배 가격을 갑당 2000원 올리겠다고 발표하면서 KT&G 주가가 급락했다. 가격이 올라도 수요가 더 크게 줄어 KT&G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KT&G는 11일 9만200원의 종가를 기록, 전 거래일보다 5.55% 급락했다. 정부의 금연 종합대책에 포함된 담뱃값 인상 방침에 직격탄을 맞았다. 정부는 내년 1월1일부터 담뱃값을 현재 갑당 2500원(평균)에서 4500원으로 80% 올리기로 했다. 정부안이 확정되면 2004년 말 갑당 500원을 올린 이후 10년 만에 담뱃값이 오른다.

시장에서는 담뱃값 인상폭에 비해 담배 수요가 더 크게 감소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부도 갑당 2000원을 올리면 담배 소비량이 34%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내수 담배 사업은 KT&G 매출의 73%(개별재무제표·2분기 기준)를 차지하고 있어 KT&G의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정부는 또 담배에 대해 개별소비세를 추가 부과할 방침이라고 밝혀 담뱃값 인상에도 KT&G의 이익 증가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예상이 이날 주가를 끌어내렸다. 정부는 아직 개별소비세 세율을 정하지는 않았다. 세금이 늘어나면 KT&G가 추가 마진을 붙일 수 있는 여력이 줄어든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제시한 담뱃값 인상폭이 예상보다 컸기 때문에 주가가 하락했다”며 “과거 담뱃값을 인상했을 때 일시적으로 수요가 줄었다가 서서히 돌아오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번 인상 후에도 수요 회복이 이뤄질지가 KT&G에 대한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