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세균·박지원…野 계파 수장 '당권 경쟁'
새정치민주연합 내 당권 경쟁에 시동이 걸리고 있다. 각 계파 수장들이 직접 나서는 모양새다. 친(親)노무현계인 문재인 의원의 ‘당권 도전설’에 이어 정세균 의원도 세미나를 여는 등 내년 초로 예상되는 당 대표 경선 도전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 의원은 11일 ‘정당정치혁신연구회’와 ‘정치와 정당의 혁신을 위한 릴레이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에는 최재성, 이미경 의원 등 ‘정세균계’ 의원을 비롯해 당내 의원 40여명이 참석했다. 정 의원은 7·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새정치연합이 패배한 다음날에도 정세균계 의원들과 조찬 모임을 하는 등 당내 세력화에 나선 바 있다.

정 의원은 이날 새정치연합 쇄신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한 데 대해 “추석이 끝나자마자 정치성이 짙은 세미나를 개최하니 왜 이 시기에 하느냐는 질문이 있었다”며 “새정치연합이 처한 위기 상황을 하루라도 빨리 극복하기 위해 급한 마음에 (세미나를) 개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정 의원은 “환골탈태라는 말조차 우리에겐 분에 넘치는 사치”라며 “(새정치연합은) 김대중 노무현 두 대통령의 후광조차 내려놓아야 하고, 그것이 바로 성역 없는 변화”라고 강조했다.

문 의원의 ‘조기 등판론’에 대해서는 친노계 내부에서도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당이 위기 상황인 만큼 문 의원이 나서 위기를 봉합하는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는 주장과, 차기 대선 후보인 문 후보가 섣불리 당 대표직을 맡았다가 정치적 상처를 입을 수 있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원내대표를 두 차례 지낸 박지원 의원도 당권 도전이 유력시되고 있다.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겸 원내대표)과 친분이 두터운 박 의원은 최근 동교동계 인사들을 만난 것으로 알려져 본격적인 당권 행보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외에도 전병헌 전 원내대표, 세력화를 모색 중인 중도·온건파 사이에선 김영환 의원, 여성 의원 중에는 추미애 의원이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된다. 486인사 중에는 이인영 의원, 원외에서는 천정배 전 장관, 정동영 상임고문, 김부겸 전 의원 등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