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고차 매매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고 한다. 한경 보도에 따르면 2009년 중고차 판매는 신차 판매와 엇비슷했지만 지난해엔 중고차가 신차보다 두 배 이상 많이 팔렸다고 한다. 등록차량 5대 가운데 한 대가 중고차인 상황이다. 중고차 수출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세계 4위를 자랑하고 있다. 더욱 반가운 사실은 개인간 거래인 당사자 매매가 줄고 있는 반면 일정한 자격을 갖춘 업자의 중개매매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허위매물이나 미끼매물 등 불신이 많았던 중고차시장이었다. 지금은 중고 자동차 거래의 대명사였던 서울 장안동 시장에서도 정찰제가 확산돼가고 있다고 한다. 소비자들이 신뢰하고 찾을 수 있는 생태계로 진화한 것이다.

중고차시장이 이렇게 성장한 데에는 여러 원인이 있을 것이다. 중고차의 온라인 거래 대중화로 거래 자체가 간편해진 것도 그렇고, 소비자들의 자동차 교체 주기가 늦춰진 것도 배경이다. 전문 매매상이 많아지면서 품질과 거래 안전성이 보장되고 신뢰가 쌓인 것 또한 무시할 수 없다. 더욱 중요한 원인은 국내 중고차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산 자동차의 품질 개선이다. 국산차의 성능이 향상되고 내구성이 강화되면서 중고차에 대한 소비자 인식과 선호도가 몰라보게 달라진 것이다.

정작 현대글로비스나 kt렌털 AJ렌터카 등 대기업들이 자동차 경매장을 운영하면서 시장의 유통구조를 혁신한 게 시장확대의 가장 큰 원동력이다. 이런 경매장은 자동차의 정비이력이나 주행거리 등 모든 경력을 확인할 수 있는 전자식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소위 거래의 투명성이 보장되는 구조가 중고차시장의 판도를 바꾼 것이다. 중고차시장을 레몬시장이라며 정보비대칭의 대표적 시장으로 설명하던 경제학 교과서를 다시 써야 할 정도에 이른 것이다.

하지만 대기업들은 중소기업적합업종에 묶여 사업을 확대하거나 개인 대상 중고차 매매를 자유롭게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중고차 시장은 수출산업이며 성장산업이다. 국내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들이 필요하다. 중고차시장에 중기적합업종을 운운하는 것은 난센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