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미국의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에 급등했다. 원·엔 재정환율도 일본은행(BOJ)의 양적완화 기대감에 6년여 만에 최저치를 나타내면서 국내 수출주들의 발목을 잡았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1.90원(1.16%) 오른 1036.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전 거래일보다 1034.00~1034.50원 수준에서 최종 호가됐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통화긴축 입장을 취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추석 연휴 기간 제기된 조기 금리인상 전망에 8.30원 오른 1030원 위에서 급등 출발했다. 환율은 장중 역외 달러화 매수세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며 1030원대 중반에서 등락을 지속했다.

미국 중앙은행이 오는 16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조기인상에 대한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전망이 시장에 퍼졌다. 이 같은 가능성에 미국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지난 9일 2.5%를 돌파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이 원·달러 환율 상승을 부추겼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금리인하에 대한 발언 수위를 높이면서 이 같은 심리가 시장에 확산됐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국의 조기 금리인상 기대 속에 미국 단기 금리가 다시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유럽중앙은행(ECB)의 예상 밖 강력한 추가 완화가 달러화에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주 미국 중앙은행의 9월 FOMC에서 통화긴축 입장의 성명서가 등장할 경우 원·달러 환율 상승 흐름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정경팔 외환선물 시장분석팀장은 "최근 미국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이 반영돼 미국 국채 수익률의 상승과 증시 조정이 미국 달러화 강세의 배경"이라며 "9월 FOMC에서 매파적 성명서가 나올 경우 1060원대까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원·엔 재정환율도 일본은행(BOJ)의 추가 양적완화 기대감에 장중 100엔당 950원대까지 떨어졌다. 원·엔 재정환율은 현재 100엔당 968원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 수출주들은 환율 부담에 줄줄이 발목을 잡혔다. 현대차가 2% 가까이 내렸고, 기아차현대모비스도 하락했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