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이우환 등 희귀 작품도
오는 25일 오후 5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K옥션 경매장에서 열리는 가을 경매에는 조선 후기 삼도(경상·전라·충청도) 수군의 훈련 장면을 그린 작품들이 나온다. 통영 앞바다 군사훈련 모습을 담은 ‘삼도주사도분군도(三道舟師都分軍圖·사진)’를 비롯해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김환기, 이우환 등 국내외 유명화가 작품 231점(추정가 약 100억원)이 경매된다.
‘삼도주사도분군도’의 화면 속 수많은 배는 통제사가 승선한 중앙의 좌선을 중심으로 첨(尖)자 형태의 진을 이루고 있다. 첨자찰진(尖字札陣)은 조선 수군이 자주 사용했던 일반적인 진형이다. 작품 주변에는 수군 관련 기록이 빼곡히 적혀 있다. 조선 도화서 화원의 작품으로 추정되며 경매 추정가는 수억원대.
김환기의 1969년작 추상화 ‘21-Ⅲ-69 #45’도 새 주인을 찾는다. 뉴욕에서 활동할 당시 김 화백이 고국의 산, 달, 구름을 그리워하며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세련된 조형 언어로 표현한 수작이다. 청색을 주조로 한 바탕에 중앙과 상단에 띠 모양으로 선과 점이 이어지고, 중앙에 원을 배치했다. 추정가는 9억~15억원. 이번 경매에서 최고가에 도전한다.
1970년대 한국 단색화를 이끈 이우환의 ‘선으로부터 No.12-12’(3억6000만~5억원), ‘동풍’(2억5000만~3억5000만원) 등 5점을 비롯해 정상화, 박서보, 하종현, 윤형근 등 단색화 작가들의 작품도 대거 선보인다.
K옥션은 이번 경매에 조선 사대부의 사랑방을 옮긴 듯한 ‘사랑방’ 섹션을 마련해 조선시대 목가구와 문방구, 도자기 등 30여점을 경매한다. 여기에는 ‘조선 목가구의 백미’인 반닫이 이층책장(경매 추정가 2억2000만~2억5000만원)을 비롯해 삼층책장(2500만~4000만원), 의걸이장(1000만~1500만원) 등이 포함됐다. 초의선사가 1837년에 지은 한국 유일의 다서인 동다송(東茶頌)(추정가 1억~1억5000만원)도 나온다. 첩의 형태나 종이의 연대로 미뤄 볼 때 현존하는 동다송 중 최고본이라는 게 K옥션의 설명이다. 경매 프리뷰는 13~24일 신사동 전시장. (02)3479-8888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